핑크와 베이지가 섞인 울 트위드 소재 하이칼라 재킷, 헤어밴드, 단추 모티프 이어링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캐시미어 울 소재 카디건, 울 트위드 소재 체크 플랩 백, 투톤 슬링백 슈즈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오늘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줬어요. 가을과 겨울 시즌의 모든 것이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맞아요.(웃음) 올해는 유독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액세서리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특히 스타킹이요. 하나 있으면 매년 이 계절에 유용하게 신을 수 있겠더라고요. 네이비 재킷도 평소 제 스타일에 잘 어울릴 것 같고요. 지금은 안에 티셔츠를 입고, 겨울에는 미니멀한 터틀넥을 입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앰배서더로 꽤 오랜 시간 샤넬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기억에 남은 순간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다 생각나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처음으로 간 크루즈 쇼예요. 거대한 배 한 척이 고스란히 놓인 쇼의 규모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어요. 보면서 브랜드의 상상력과 이를 구현해내는 방식에 감탄했죠. 캠페인 촬영을 하러 파리에 갔을 때도 생각나요. 디렉터, 사진가, 헤어 아티스트 등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대가 꽤 높은 점이 인상 깊었어요. 그분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가 멋있게 느껴졌고, 긴 시간 자신의 일을 이어가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 배우 김고은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신작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기세가 범상치 않습니다. 어떤 점에 매료되어 출연한 작품인가요? 제가 정서경 작가님과 김희원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에요. 그러니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죠. 대본도 아주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막상 연기하려니 어렵긴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그랬다는 거예요. 다들 본인 캐릭터가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어떤 지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시간의 흐름도, 인물의 서사도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어요. 어떤 신을 이해할 때 ‘이전 상황이 어땠지?’, ‘다음에는 어떻게 전개되는 거지?’ 싶을 때가 많았어요. 계속 이야기의 순서를 복기하면서 연기해야 했어요.

보는 사람도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작가님의 치밀함과 섬세함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정서경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모든 인물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구르고 피 흘리고 서로 또다시 싸우고’라고 표현했어요. 김고은 배우가 맡은 ‘오인주’라는 인물은 어떤 방식으로 치열하게 사는 인물인가요? 인주를 제외하곤 극에 나오는 인물이 대부분 똑똑해요. 다들 수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인주만 홀로 ‘뭐야, 갑자기 무슨 상황이야?’ 하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해나가죠. 그러니까 유일하게 머리를 쓰지 않고 투명하게 행동하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인물이에요. 어딘가로 휩쓸려 가는 듯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단단하게 나아가는 사람이고요.

수 싸움의 판에서 우위를 점하는 자는 의외로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인 경우가 있죠. 그렇죠. 다른 사람들에겐 오히려 머리를 쓰지 않는 인주의 수가 더 읽히지 않는 거죠.(웃음)

핑크 컬러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울 트위드 소재 재킷과 스커트, 캐시미어 소재 삭스, 단추 모티프 헤어핀, 오벌 장식 이어링, 가방에 연출한 하트 펜던트 체인 네크리스, 버건디 컬러 카프 스킨 소재 샤넬 22 라지 핸드백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라메 소재 컬러 블록 톱과 재킷, 하트 모티프 헤어핀, 로고 모티프 이어링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판타지 트위드 소재 브로치 장식 캐시미어 풀오버, 베이지 램스킨 팬츠, 투톤 슬링백 슈즈, 실크 소재 헤어 액세서리, 실크 스카프, 로고 모티프 이어링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복잡다단하게 얽힌 이야기만큼이나 인상 깊은 것이 배우들의 앙상블입니다. 특히 인주, 인경, 인혜 세 자매의 관계가 재미있어요. 그게 제가 작품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에요. 자신의 최선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상대의 것을 잘 보고 들어주고 반응해줄 때 비로소 앙상블이 가능하지 않나 싶거든요. <작은 아씨들> 현장이 그랬어요. 그래서 신난 적이 많아요. 합이 착 하고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꽤 많았어요.

남지현, 박지후 배우와 모두 처음 만나는 사이였다고요. 지후는 소속사가 같아서 몇 년 전 송년회 때 인사한 게 전부였고, 지현이는 스치듯 만난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연기하면서 호흡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만남이기에 같이 연기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지후는 굉장히 담대한 사람인 것 같아요. 위기 상황에서 특히 그 담대함이 더 크게 발휘되고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는 순간이나 두려운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움츠러들기 쉽잖아요. 그런데 지후는 그럴 때 ‘아, 그냥 몰라’ 이러면서 해버리는데, 그 모습이 멋있었어요. 지현이는 되게 큰 배 같아요. 잔잔하게 가는 것 같은데 그 안에 엄청난 힘이 있는 사람 있잖아요. 어마어마한 내공을 품은 채 현장을 묵묵히 바라봐주는 배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신뢰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사람의 면면을 잘 포착하는 편인 것 같아요. 좀 전의 대답에서 두 배우를 꽤 유심히 관찰한 것이 느껴져요. 예전에는 저한테 그런 습관이 있는지 몰랐어요. 대학교 때 친구들이 왜 그렇게 사람을 빤히 보냐는 말을 종종 했는데, 그때마다 저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언제 그렇게 봤다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켜본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어떤 면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저한테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로는 의식적으로 너무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점이 있긴 해요.

배우로서는 좋은 습관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을 눈에 담는 셈이니까요. 그렇긴 한데, 사회생활을 할 때는 너무 빤히 보면 상대가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까요. ‘뭘 봐’ 이렇게.(웃음)

라메 소재 톱과 재킷, 하트 모티프 헤어핀, 로고 모티프 이어링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모노컬러 체크 드레스, 캐시미어 소재 삭스, 코튼과 울 트위드 소재가 어우러진 플랩 백, 블랙 슬링백 슈즈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캐시미어 울 소재 체크 톱과 스커트, 버건디 컬러 삭스, 슬링백 슈즈, 체인 장식 헤어밴드, 진주 네크리스, 트위드 소재 하트 펜던트 네크리스, 체인 장식 벨트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모노컬러 판타지 울 트위드 소재 재킷과 스커트, 미니 체인 스트랩 백, 블랙 카프 스킨 소재 하이 부츠, 모자, 로고 모티프 이어링, 왼손의 볼드한 오벌 모티프 링, 오른손의 로고 포인트 오벌 모티프 링 모두 가격 미정 샤넬(Chanel).

배우는 작품을 하나하나 해낼 때마다 크고 작은 성장을 하게 되잖아요. 이번 작품은 어떤 면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매번 작품이 끝나면 현장을 복기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꼭 가져요. 그렇지만 작품을 통한 성장은 시간이 좀 지나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일 뿐, 매일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는 않잖아요. ‘이런 부분이 성장했구나’ 하고 깨달으려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거죠. 그래서 그 작품과 어느 정도 멀어졌을 때 다시 살피는 시간을 갖기도 해요.

반성과 동시에 큰 숙제를 마친 자신을 보듬어주는 시간도 필요할 거예요. 그럼요. 한 2주간 폭식한다거나(웃음) 좋아하는 것들을 하거나 해요. 스스로 자신이 고생한 걸 잘 알아주는 편이에요. 그만큼 반성도 하고요. 그래야 더 나아갈 수 있잖아요. 배우는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을 가장 위험하게 여기면서 경계하는 거죠.

확신하거나 확정하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겠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고, 이때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또 그게 아니다 싶을 수도 있고. 스스로를 유동적으로 움직이게 놔두려고 해요.

그 와중에 확신을 갖는 지점도 있을까요? 확신을 갖는 지점 중 하나는 이 일은 함께 하는 일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어찌 됐든 현장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황이나 함께하는 이들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어쨌든 항상 유머가 있는 현장이길 바라요. 아무리 진지한 영화를 찍어도요. 저는 오히려 영화 <차이나타운> 때 엄청 깔깔대고 웃으면서 찍었어요. 엄중하고 무거운 작품이라고 진지하기만 한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번 작품은 꽤 진지하던데요. 그런 마음이라면 작품 성격과 반대로 그만큼 많이 웃는 현장이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작은 아씨들>이 되게 진지한 이야기지만, 촬영 현장은 유머로 가득했어요. 촬영하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 작품이에요.

과정이 즐거웠는 데다 결과도 좋으니, 더없이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볼 때는 현장의 추억은 차치하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그렇게 봤을 때도 완성도 높은 데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 결과에서 얻는 보람도 커요. 세밀하지만 굉장히 터프하게 나아가는 작가님의 글과 터프해 보이는데 세밀한 감독님의 디렉팅이 배우들과 인상적인 조화를 이룬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