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턴트 가죽 소재의 카산드라 샌들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화이트 셔츠, 블랙 타이, 골드 귀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셔츠, 블랙 레더 타이 모두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화이트 셔츠, 블랙 레더 타이 모두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실버와 골드 목걸이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화이트 프린트 티셔츠와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실버와 골드 목걸이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화이트 프린트 티셔츠, 데님 팬츠, 스웨이드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같은 막내지만 둘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요. 아이돌 그룹 막내 라인의 흔한 케미와도 달라 보이고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에릭 선우의 성격이 부러울 때가 진짜 많아요. 선우와 고민 상담도 하고 진솔한 얘기도 많이 나누는데 선우에게 부러운 건 프리함, 쿨함. 저도 그런 면이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선우는 되레 저한테 ‘너는 지금 성격이 참 좋고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런 점만 좀 신경 써’라는 식으로 말해줘요. 제가 약간 틀에 박혀 있다고 해야 하나? 깔끔하고 정리되어 있는 성격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지만 않으면 문제 될 게 없다고 칭찬하고 위로해줘요. 건강한 친구이자 동료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아요. 선우 저는 반
대로 에릭이 가진 걸 제가 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에릭이 꼼꼼해요. ENTJ형이거든요.

의외네요. 더비들 사이에서는 방방 뛰는 강아지 같은 면모로 많이 알려져 있는 멤버잖아요. 선우 에릭이 팀 내에서 저랑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친구인데 (멤버) 형들이나 팬들 모두 철없는 아이로 보지만, 제가 아는 에릭은 그런 친구가 아니에요. 철없이 굴어도 그건 다 계획된 거예요. 얘 지금 제가 딱 간파해서 깜짝 놀랐을 거예요.(웃음) 철없는 척을 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자기 롤이라 생각하고 그 역할을 해요. 그러다가 좀 더 까불대고 형들한테 가끔 혼나고.(웃음) 에릭은 놀라울 정도로 생각이 많은 친구예요, 가끔은 불필요할 정도로. 근데 저는 또 놀라울 정도로 생각을 안 해서 제가 생각하는 걸 좀 배우면 좋겠어요. 자신에게 뭐가 필요한지 서로의 모습을 보며 찾으니까 예전에는 많이 싸웠는데 요즘에는 전혀 싸우지도 않고. 에릭 싸운 지 몇 년 됐을 거예요. 선우 서로 완벽해진, 필요한 걸 서로를 보면서 찾는 관계여서 특별한 케미가 나오지 않나 싶어요.

선우는 팬들 사이에서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멤버로 알려져 있죠.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빠르게 없애며 자신을 조율해가는 게 보여요. 그 모습에 나이를 넘어선 책임감 같은 것이 보이기도 하고요. 선우 어, 맞아요. 모든 멤버가 그럴 테지만, 가수가 됐고 내가 꿈꾸는 걸 이뤄가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도움을 받아 쉽게 올라가는 건 저 자신이 허락하지 못해요. 내가 이 정도 실력인데 이 정도의 찬사를 받는다고?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못 참는 거예요. 자신감은 가지되 자만하지 않고 그 자신감을 따라가는 거죠, 저도. ‘난 이만큼 더 잘해’ 그 말을 진짜로 믿는 게 아니라 ‘난 이만큼 할 수 있어’라고 말을 던져놨으니까 그 말에 책임지기 위해서 따라
가는 거예요. 내가 그 목표치만큼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로 열심히 하고, 따라가면서 그 간격을 좀 더 넓히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그런 데에서 삶의 원동력을 얻고, 성격과 태도에서도 그런 면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부족한 면을 채우려는 노력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지요. 그럼에도 본래 내가 가진 것 중에 지키고 싶은 면이 있다면요? 에릭 외모.(웃음) 얼마 전에 ‘더보이즈 오빠들, 6년 차인데도 이런 외모를 유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봤어요. 지키고 싶은 건 더보이즈 11명의 변하지 않는 외모와 젊음. 10년 차, 15년 차가 되어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면 해요. 선우 냉동 인간이 빨리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 아름다운 시절을 얼려서 보관해두게. 저는 제가 가진 특유의 여유로움이 나이 들고 새로운 현실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고질적으로 갖고 있던 단점이자 남다른 장점이 여유로
움이거든요. 누가 작은 것에 갇혀 있는 걸 보면 ‘야, 이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 세상을 크게 봤을 때 이건 요만한 문제야. 이게 네 인생을 바꿔놓지 않아’ 이렇게 항상 생각하거든요.

 

화이트 프린트 티셔츠, 데님 팬츠, 슈즈,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프린트 티셔츠, 데님 팬츠, 슈즈,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릭 리넨 재킷과 리넨 팬츠 모두 에트로(Etro), 핑크 반다나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선우 블라우스, 팬츠 모두 에트로(Etro), 프린트 스웨트셔츠, 슈즈,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릭 리넨 재킷과 리넨 팬츠 모두 에트로(Etro), 핑크 반다나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선우 블라우스, 팬츠 모두 에트로(Etro), 프린트 스웨트셔츠, 슈즈,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래요? 되게 갖추기 어려운 게 장착되어 있네요. 에릭 선우는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선우 물론 아직까지 두려운 부분도 있어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 제 세계에 들어오면 갑자기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대비해놔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도 나는 괜찮을 거다, 수만 가지 상상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치는 건 예술가에게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하잖아요. 선우 확실히 삶이 평탄하게 흘러가지 않아야 평탄하지 않은 게 나와요. 가사든 뭐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으면 뭘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힘들어하겠어요. 힘든 순간도 물론 있었지만 저는 아직도 그걸 제대로 겪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일을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릭 저는 열정을 잃고 싶지 않아요. 취향에 따라 저를 바라보는 시점이 나뉠 수 있지만 더보이즈에는 잘생기고 실력 뛰어난 멤버가 많기 때문에 제가 어느 누구보다 더 잘한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해보지 않았어요.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제가 배우고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멤버 중에서 고르는 것뿐이에요. 저는 팀에서 랩을 하는데, 연습생 때부터 선우를 집요하게 보면서 했어요. 가사 쓰는 것도 처음부터 선우한테 배웠고요. 선우 너무 잘 써요, 지금. 에릭 지금은 곡 하나를 완성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고 생각해요. 작곡도 맨땅에 헤딩하면서 배워 지금은 여러 곡을 만들어놨죠. 선우랑 같이 하는 작업도 있고요. 춤도 주연이 형처럼 잘 추는 멤버들과 같이 추면서 배우려 해요. 무얼 하든 저는 열정이 넘쳐요. 운동이든 더비를 향한 사랑이든. 그거 하나는 주변에서 인정해주더라고요. 앞으로 무엇을 하든 시간이 흘러도 이런 열정이 저에게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매사에 다 쏟는군요. 에릭 저는 방 청소도 최선을 다해요. 머리카락 한 올도 테이프로.

완벽주의 성향이 약간 있나 봐요. 에릭 맞아요. 제가 ENFJ라 진짜 깔끔해요. 선우 (조용히) ENTJ가 아니라 ENFJ였구나….

둘 다 곡을 만들죠. 거기서도 다른 성향이 돋보여요. 개인 곡을 만들 땐 자신의 어떤 면을 살리려 주력하나요? 에릭 발매된 개인 곡은 모두 오로지 더비를 위한 곡이에요. 제 생일에 선물을 받기보다 드리고 싶어서 더비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곡들이죠. 더비가 못 들은 자작곡도 여럿 있고 더보이즈를 생각하며 쓴 곡도 있어요. 선우 저는 일단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어떤 표정이 지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가사에 표정이 있어야 해요. 그러니까 어떤 가사를 써도 의미 없이 곡을 채우기 위한 가사가 아니라, 진짜 그 공간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하나하나 충분히 묘사하면서 듣는 사람이 상상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과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걸 노리고 쓰지는 않지만 제가 실제로 그렇게 연기하면서 작업해요. 슬픈 노래가 있으면 그 상황을 만들고, 여기서 어떤 말을 했을까,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상하면서 쓰거든요. 그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마음이 아픈 노래를 썼으면 듣는 사람도 마음이 아파야 하고, 나한테 하는 얘기 같아야 되고, 위로해주는 노래라면 오롯이 나를 위로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야 돼요. 사랑 노래도 그렇고, 전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아침에는 무슨 노래 듣고 왔어요? 에릭 저희 컴백 앨범에 실린 노래를 듣고 있었어요. 이번 노래가 굉장히 좋아서.

정규 2집이죠. 지금까지 선보인 음악과 뚜렷이 다른 점이 있다면 뭔가요? 에릭 더보이즈를 거슬러 느낄 수 있는 앨범이에요.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없지만, 평범한 정규 2집이 아니라 그 이상이 더 있기 때문에 내년쯤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면 더보이즈의 역사가 그려질 거예요. 서사가 있거든요. 더보이즈의 매력을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앨범이 될 것 같습니다. 선우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