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음악 시장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로운 신인과 음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음악들 틈에는 누군가의 귀에 띄기만을 기다리는 원석들이 곳곳에 숨어있죠. 원석이 빛나는 보석이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숱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약간의 운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무명 신인이 내일의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는 오늘날, 숨은 원석을 찾아 소개하는 것은 컬처 미디어가 해야 할 중요한 사명 같기도 합니다. 마리끌레르 에디터가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모아 이들의 음악을 추천합니다.

티조 터치다운의 ‘Impossible’

예술 분야는 유독 캐릭터라이징이 중요한 분야입니다.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한 아티스트는 우선적으로 눈에 띄어 대중들에게 유니크한 이미지로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짙은 콧수염이나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로봇 헬멧, 아이스 스파이스(Ice Spice)의 오렌지 컬러의 동그란 곱슬머리처럼 말이죠. 티조 터치다운(Teezo Touchdown)은 한번 보면 쉽사리 잊을 수 없는 괴상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본인의 머리에 수십 개의 못을 달고 나타난 이 아티스트는 과연 어떤 음악을 하는 걸까요? R&B, 펑크, 얼터너티브 그리고 힙합 장르의 넘나들며 현재 걸출한 아티스트들의 샤라웃을 받고 있습니다. 티조 터치다운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RUNITUP’, 드레이크(Drake)의 ‘Amen’,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의 ‘MODERN JAM’처럼 시대의 인정을 받는 힙합 아티스트들의 정규 앨범에 참여해 그의 커리어에 한 획을 그었죠. 머리에 못을 달고서 잠은 어떻게 자냐는 팬의 질문으로 제목을 지은 앨범 <How Do You Sleep At Night?>은 티조 터치다운의 음악적 색채를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Too Easy’처럼 강렬한 드럼 사운드로 정신없이 리스너를 흔들기도, ‘Mood Swings’처럼 유쾌하고 펑키하게 다가오기도 하죠. 2022년에는 스티브 레이시(Steve Lacy)의 <Gemini Rights>가 있었다면, 2023년에는 티조 터치다운의 <How Do You Sleep At Night?>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특히 ‘Impossible’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려 꿈을 시작조차 하지 않는 이들에게 외치는 곡입니다. 누군가의 미래를 남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법이죠. Who said it’s impossible?

타일라의 ‘Water’

오늘날에는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아티스트가 본인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수많은 소셜미디어와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이를 똑똑하게 잘 활용하는 아티스트가 주목받는 시대죠. 마치 ‘앨범 내고 다들 하늘에다 빌어?’라고 일침을 가하는 빈지노의 가사처럼요. 타일라(Tyl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젠지(Gen-Z) 세대의 아티스트들 중 하나입니다. 타일라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커버 곡들을 올리며 음악 업계 인물들에게 꾸준하게 어필한 결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데뷔를 성공했죠. 이후 남아프리카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 후보에 오르고 크리스 브라운 투어의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는 등 신인으로서 좋은 시작을 알렸습니다.

타일라의 ‘Water’는 인스타그램의 릴스나 유튜브 쇼츠 그리고 틱톡 챌린지에서 큰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최근 음악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아프로비트 장르의 음악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리듬이 매력적인 곡이죠. 이에 더불어 타일라의 살랑이는 안무가 더해져 숏폼 콘텐츠에 적합한 음악이 완성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낳은 이 곡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며 신인의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죠. 트래비스 스콧과 마시멜로(Marshmello)가 Water Remix에 참여해 타일라가 본격적으로 메이저 스트림에 발을 들인 것을 입증했습니다. 타일라는 2024년 3월 1일에 데뷔 앨범 <TYLA>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예비 슈퍼스타가 될 타일라의 <TYLA> 선공개 곡을 미리 들어보세요!

봉제인간의 ‘BABY’

믿고 듣는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새로운 그룹을 만들 때 뉴 사운드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됩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지윤해, ‘혁오’의 임현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전일준이 만든 밴드 ‘봉제인간’이 그 사례죠. 봉제인간은 우연한 기회로 합주를 했던 세 명이 바로 곡을 만들고 팀을 결성한 밴드입니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꿰어 만든 봉제인형처럼 이들의 음악은 정형화되지 않고 감각과 본능으로 만들어져 듣는 매력을 더하죠. 2023년에 밴드 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말은 ‘밴붐온(밴드의 붐은 온다)’입니다. 실리카겔이 밴드 음악의 열풍에 불을 지핀 덕에 대중들이 밴드 음악에 더욱 주목했습니다.

봉제인간이 2023년 10월에 발표한 <12가지 말들>은 세간의 호평을 받았고 2024 제21회 한국 대중음악상의 최우수 록 음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해당 앨범은 메탈, 개러지록, 펑크 등 화려한 록 연주의 향연으로 리스너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앨범이죠. 특히 ‘BABY’는 갓난 아기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가사로 유쾌하면서도 신선한 시선을 내놓습니다. 밴드 음악에 열광했던 2000년대의 홍대처럼 ‘뱀붐온’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을까요? 봉제인간 같은 밴드라면 2024년에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4배츠의 ‘act ii: date @ 8’

‘샤라웃(Shout out)’은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에 대한 리스펙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힙합 용어입니다. 대형 아티스트의 샤라웃은 높은 신뢰도를 갖는 보증 수표와도 같아 종종 신인들이 본인의 음악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4배츠(4batz)가 바로 샤라웃의 수혜를 톡톡히 본 신인 아티스트 중 하나죠.

현재 4배츠는 ‘act i: stickerz “99”’와 ‘act ii: date @ 8’의 두 싱글만을 발표했으나 시저(SZA), 드레이크(Drake), 팀발랜드(Timbalnd), 브렌트 페이야즈(Brent Faiyaz)의 샤라웃을 받으며 조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와 페이스타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해 팬들은 그의 신보 <VULTURES>에 참여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거친 음악을 할 듯한 비주얼과는 달리 얇은 톤의 보컬로 반전 매력을 드러냈죠. ‘act ii: date @ 8’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아낌없이 돈을 쓰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From The Block Performance’에서 찍은 퍼포먼스 영상은 4배츠를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올려 준 주역 중 하나죠. 차세대 브렌트 페이야즈로 불리는 4배츠의 싱글을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