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아이비가 ‘시카고’ 록시 하트 역으로 뉴욕 앰버서더 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한국 무대에서 쌓아온 시간이 브로드웨이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뉴욕에서 선보일 아이비의 ‘시카고’
빨간 조명, 검은 레이스, 그리고 무대를 단숨에 장악하는 재즈 리듬. 뮤지컬 ‘시카고’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장면들 사이에 이제 아이비의 이름이 더해집니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가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역으로 캐스팅됐는데요. 공연은 오는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미국 뉴욕 앰버서더 극장에서 이어질 예정이죠. 아이비는 2012년 한국에서 처음 록시 하트 역을 맡은 뒤 2024년까지 총 6시즌, 600회 가까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 배역을 오래 맡는다는 건 단지 대사를 외우고 넘버를 소화하는 일이 아닙니다. 캐릭터가 가진 호흡, 리듬, 시선, 무대 위에서 관객을 끌어당기는 타이밍까지 몸에 새기는 일이죠. 그래서인지 이번 브로드웨이 데뷔는 새로운 도전이면서도, 아이비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오래 사랑해온 인물을 작품의 본고장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새로운 아이비의 록시 하트
록시 하트는 ‘시카고’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입니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내연남을 살해한 뒤 언론의 관심을 등에 업고 유명세를 얻으려는 캐릭터죠. 귀엽고 엉뚱한 얼굴 뒤에 욕망과 야망을 숨기고 표정 연기는 필수이며, 무대 위에서는 노래와 춤, 대사와 표정이 한 박자도 흐트러짐 없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사랑스럽다가도 영악하고, 우스꽝스럽다가도 날카로운 록시의 매력은 배우의 순발력과 무대 장악력에 따라 전혀 다르게 살아나죠. 아이비는 이번 브로드웨이 캐스팅을 위해 지난해 프로덕션의 오디션 제안을 받은 뒤 1년 동안 세 차례 영상 오디션을 거친 후 최종 합격됐는데요. 현재는 영어 대사와 발음을 중심으로 트레이닝을 이어가며 무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그는 “첫 주연작이자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록시 하트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게 돼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라며 소중한 기회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이어질 새로운 커튼콜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현재 공연 중인 리바이벌 프로덕션은 1996년 시작됐고, 1997년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 리바이벌상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브로드웨이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는 대표 뮤지컬로 꼽히죠. 미니멀한 무대, 관능적인 안무, 블랙 코미디적인 풍자, 재즈 사운드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배우의 존재감을 가장 또렷하게 드러내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활동해 온 뮤지컬 배우가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의 주요 배역으로 발탁되는 일은 여전히 이례적인데요. 그래서 아이비의 이번 뉴욕 진출은 개인의 커리어를 넘어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쌓아온 실력과 가능성을 다시 보여주는 장면이 될 전망이죠. 이미 공개된 이미지 속 아이비는 검은 레이스 의상과 단정하게 넘긴 헤어, 록시 특유의 당돌한 표정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뉴욕 앰버서더 극장 앞 ‘CHICAGO’ 간판 아래 한국 무대에서 익숙했던 이름이 브로드웨이의 조명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올여름, 아이비의 가장 뜨거운 커튼콜은 뉴욕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