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온전히 휴식의 자리에서 누리게 하는 곳. 고요와 적막으로 이뤄진 안온한 세계의 끝, 아만노이.
몸과 정신을 붙잡아두는 일상의 크고 작은 사건들로부터 나를 잠시 떨어뜨려놓는 것이 휴식이라 한다면 그간 우리의 여행은 얼마나 휴식에 충실했을까.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나를 불러대는 수십 통의 메시지들(심지어 이제는 비행기 안에서도 인터넷이 연결된다), 여행의 순간순간을 침범하는 SNS 피드 속 타인의 삶들.
세상과 분리되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오지를 향하지 않아도 그저 한국에서 5~6시간의 비행이면 닿을 수 있는 베트남 아만노이(Amanoi)에서라면 고요와 적막으로 이뤄진 안온한 세계의 끝을 마주할 수 있다. 베트남 남동쪽 인적 드문 해안가에 자리한 아만노이는 베트남에서 가장 큰 자연보호지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인 누이쭈아(Nu′i Chu′a) 국립공원 산악 곶에 위치해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의 장소’를 의미하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적인 건축가 장미셸 가티(Jean-Michel Gathy)가 그 의미를 담아 독립형 건물을 설계했다.
베트남 전통의 천연 재료를 활용해 지은 빌라는 고요하면서도 우아한 아만 특유의 분위기를 온전히 품고 있다. 바다와 호수, 산을 바라보는 각각의 빌라는 큰 미닫이문을 열어두면 사방으로 기분 좋은 바람이 흐른다. 빌라 주변을 에워싼 초록빛 숲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게 쏟아지는 빛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고립감이 충만하게 차오른다. 삶에서 이보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싶은 그런 충만감이다. 빌라에서 나와 바람 소리, 새소리만 들리는 길을 산책하다 보면 기암절벽에 140m²에 이르는 인피니티 풀이 자리 잡은 경이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그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선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메인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지역 어선이 당일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로 정성스럽게 지은 한 끼 한 끼를 대접한다. 이아름다운 길을 타박타박 걷는 시간이 주는 풍요로움이란.
아만의 장기, 아만만의 독특한 로컬 프로그램은 휴식의 시간을 그저 방만하게 흐르게 두지는 않는다. 야생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목도할 수 있는 누이쭈아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투어가 기다리고 있다. 3백여 종의 희귀 산호가 있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스노클링과 카약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도 있다. 나아가 고대 짬파 왕국의 13세기 탑 단지를 둘러보고 신성한 축복 의식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다. 기억하자. 분주한 일상의 한 편에 바로 이런 휴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주소 : Vinh Hy village Vinh, Hai commune, Ninh Hai, Ninh Thuâ.n, Viet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