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 NEXT
예술이라는 공동의 언어를 통해 창의적 대화를 나누는 시간.
프리즈가 제작하고, 샤넬이 후원하는 올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나우 앤 넥스트(NOW & NEXT)’ 시리즈가 조명하는 한국 작가 6인의 시선과 목소리가 열어갈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






기성 및 신진 작가, 유수의 갤러리, 컬렉터들이 한데 모여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자리. 현대미술 기관 프리즈(Frieze)가 세계 주요 도시에 마련한 아트 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 서울이 다가오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에서 네 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한국 미술계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프리즈 서울에도 샤넬이 함께한다. 2022년부터 한국 현대미술가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조명하는 ‘나우 앤 넥스트’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예술과 문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샤넬이 또 한번 힘을 보탠 것이다. 세대 간 대화를 장려하고, 오늘의 성취와 내일의 비전을 잇는다는 샤넬의 철학을 현대 예술의 맥락으로 녹여낸 ‘나우 앤 넥스트’는 이번에도 예술가들이 폭넓게 주목받으며 의미 있게 교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나우 앤 넥스트’는 각자의 분야에서 독창적 작업 세계와 뛰어난 역량을 펼치며 한국 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이끌어갈 작가들을 엄선해 소개해왔다. 올해는 현대미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6명의 작가가 2명씩 한 팀을 이뤄 진행한다. 김윤철과 전소정, 김보희와 정유미, 이진주와 임노식이 함께 대화하는 자리는 시간과 연결성, 예술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서울과의 관계, 급변하는 세계의 영향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고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Barakat Contemporary

Courtesy of the Artist and Barakat Contemporary
2025년 ‘나우 앤 넥스트’에서 한 팀으로 협업하는 작가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예술적 접점을 공유한다. 먼저 작가이자 전자음악 작곡가인 김윤철은 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설치, 드로잉, 사운드, 텍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다루고 수학과 과학, 음악, 철학 등을 결합해 ‘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질로 얽히고 설킨 우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물질의 잠재적 성향에 주목하며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또 다른 실재의 가능성을 표현한다. 그와 협업하는 전소정 작가도 영상과 글,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모더니티(예술 사조로서 모더니즘에 드러나는 근대적 특징이나 성향)의 속도감 속에서 배제된 인물의 목소리, 풍경, 시간을 매개로 작업을 이어 가는 중이다. 역사와 현재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는 비선형적 시공간을 주로 창조해왔는데, 특히 초국가적 정체성을 탐구하며 다종 공동체의 운명을 표현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작가 김보희와 정유미의 교집합은 ‘자연’이다. 김보희는 한국화의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풍경화를 선보여왔다. 캔버스나 한지에 다양한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 표현하는데, 동양의 풍경화를 재해석한 그의 작품은 자연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사유하며 발견한 생명력과 순환의 원리를 표현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유미 작가 또한 전통 기법을 활용해 기억과 상상의 경계에 놓인 추상 풍경을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방식으로 구현해왔다. ‘상상풍경’ 시리즈를 포함한 그의 작품은 바다, 섬, 바람 등 몸소 경험하고 감각한 자연의 요소에서 비롯된 사색의 결과물을 담아낸다. 자연을 생기 넘치는 질감과 섬세한 색채로 그려 내며 작가는 물질과 에너지가 맞닿는 순간을 상기시킨다.

Courtesy of the Artist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한편 이진주 작가는 평소의 경험과 주변 환경에 대한 관찰을 기반으로 기억과 무의식, 진실과 허구 사이의 낯선 장면을 구현한다. 고유한 시선을 통해 조각된 기억과 일상 속 사물을 시각적 서사로 새롭게 풀어내는 것이다. 동양화의 채색 기법을 응용해 낯설고 기묘한 풍경을 그리는데, 사각의 형태를 벗어난 ‘셰이프드 캔버스’를 사용하는 등 입체적인 회화를 통해 작품의 공간을 확장하며 한층 복합적인 이야기를 담아낸다. 보이지 않는 대상을 포착하고,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인상이 뒤섞인 장면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임노식 작가의 작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의 최근 연작은 유화물감으로 묘사한 풍경을 오일 파스텔로 뭉개는 기법을 통해 대상의 선명한 형태를 의도적으로 누그러뜨리고 지워낸다. 이러한 방식은 대상과 자신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를 시각화하고,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장면에 내재된 정서를 비롯한 무형의 요소를 더욱 강조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세대와 배경의 경계를 넘어 협업하는 시간.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활짝 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프리즈가 제작하고 샤넬이 후원하는 네 번째 ‘나우 앤 넥스트’ 시리즈는 재능 있는 작가들이 예술이라는 공동의 언어가 이끌어낸 창의적 대화를 활발히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