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레이스가 지난 7일 모나코에서 펼쳐졌습니다.


전설이 탄생하는 무대, 모나코
1950년 성대한 시작을 알린 F1은 오늘날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 대회로 거듭났습니다. 매 시즌 전 세계를 돌며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합산 포인트로 드라이버 개인 챔피언과 팀 챔피언을 가르죠. 그 중에서도 모나코 그랑프리는 F1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 중 하나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1929년 처음 열린 이 레이스는 프랑스 남부 해안의 자리한 도심의 도로를 그대로 경주에 사용하는데요. 가드레일과 건물 벽 사이를 시속 200~300km로 질주해야 하는 만큼, 드라이버들에게도 까다로운 코스로 알려져 있죠.
올해 모나코 그랑프리는 2026 F1 월드 챔피언십의 6번째 레이스이자 시즌 첫 유럽 원정이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6월 6일 펼쳐진 이 레이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신예, 키미 안토넬리(Kimi Antonelli)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모나코를 정복한 차세대 스타
키미 안토넬리. 이름부터 낯선 그는 올해 만 19세로, F1 그리드에서 가장 어린 드라이버입니다.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그의 이력은 이미 촘촘합니다. 스포츠카 레이싱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레이싱을 시작한 그는, 유럽 각지의 F4 시리즈를 줄줄이 석권하며 메르세데스의 눈에 띄었죠. 팀은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그를 낙점했고, 해밀턴이 페라리로 이적하며 비게 된 자리를 안토넬리가 채웠습니다.
그는 이번 시즌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에서 아쉽게 2위를 기록한 뒤, 2라운드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중국 그랑프리에 이어 일본과 미국, 캐나다, 그리고 최근 모나코까지 1위로 올라서며 영예의 5연승을 완성했습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는 156점으로, 2위인 해밀턴을 무려 66점차로 따돌리고 있죠. 더 이상 그는 해밀턴의 자리를 채운 신인이 아닌, 압도적인 차이로 챔피언십 선두를 달리는 주인공으로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월드 챔피언십 선두를 차지한 최초의 10대 드라이버에 모나코 그랑프리 역대 최연소 우승 타이틀까지 추가하며 F1 역사에 이름을 새겼습니다. 종전 기록은 18년 전 23세였던 루이스 해밀턴으로, 무려 4살 가까이 앞당긴 셈입니다.
혼돈의 78바퀴, 예측 불가능했던 레이스 현장
레이스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안토넬리가 예선에서 출발선 맨 앞자리인 폴 포지션을 차지했고, 그 옆 2위 자리에는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이 섰습니다. 페라리의 루이스 해밀턴과 샤를 르클레르(Charles Leclerc)가 바로 뒤를 받쳤죠. 우승 후보들이 앞줄에 나란히 늘어선, 긴장감 넘치는 출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발 신호와 함께 모든 게 뒤집혔습니다. 2위였던 베르스타펜의 차가 엔진 문제로 인해 멈춰 서버린 것인데요. 사실상 추월이 불가능할 만큼 좁은 모나코 경주로에서 그는, 1바퀴도 채 돌지 못하고 경주를 중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앞이 뻥 뚫린 안토넬리는 그대로 치고 나갔습니다. 뒤따르는 해밀턴, 르클레르와의 간격을 빠르게 벌렸고, 30초 이상 차이가 날 만큼 독주했죠. 이대로 싱겁게 끝나나 싶었던 레이스는 후반 들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60바퀴 째, 애스턴 마틴의 랜스 스트롤(Lance Stroll)이 마지막 코너에서 벽을 들이받았는데요.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며 잠시 레이스가 중단됐고, 이 틈을 타 여러 팀이 타이어 교체를 위한 피트스톱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재출발 직후, 3위로 달리던 르클레르가 스트롤이 충돌했던 바로 그 코너에서 브레이크 결함으로 똑같이 벽을 들이받았죠. 결국 레이스를 전면 중단하는 레드 플래그가 떴고, 경기는 약 30분간 멈췄습니다. 두 번째 재출발 후에도 안토넬리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해밀턴의 추격을 6.2초 차로 막아내며 결승선을 통과했고, 레드불의 신예 아이작 하자르(Isack Hadjar)가 3위로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이번 모나코 그랑프리는 그야말로 드라이버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혼돈의 레이스였죠.


승리의 순간을 함께 축하하는 루이 비통
그랑프리 현장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습니다. 레이스 시작 전, 루이 비통 하우스 앰버서더인 정호연이 출발선 위에서 루이 비통 트로피 트렁크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주인공을 기다리며 반짝이는 우승 트로피가 담겨 있었죠. 2021년부터 모나코 자동차 클럽과 인연을 맺어온 루이 비통은 6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담는 맞춤 제작 트렁크를 선보여왔고, 올해는 여기에 ‘빅토리 패치(Victory Patch)’를 새롭게 더했습니다. 전통적인 여행 라벨에서 영감을 받은 이 패치는 우승자의 이니셜을 새겨 각 그랑프리의 역사를 기록하는데요. 이번 안토넬리의 우승으로, 그의 이니셜 역시 지난해 우승자 랜도 노리스(Lando Norris)의 이니셜 옆에 나란히 새겨졌습니다. “승리는 루이 비통과 함께한다(Victory Travels in Louis Vuitton)”는 메시지처럼, 모나코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 기록한 셈입니다.


2006년생 괴물 신예, 안토넬리의 우승은 팀에게도 값진 결과였습니다. 소속 팀 메르세데스는 이번 모나코 우승으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1위 자리를 더욱 굳히며 244포인트로 2위 팀과의 격차를 벌렸죠. 다가오는 7라운드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됩니다. 모나코에서 5번째 우승을 신고한 안토넬리가 바르셀로나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