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단체전 우승까지. 한국 펜싱의 ‘간판’ 오상욱 선수가 아시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르며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팀을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서 벌어진 봉쇄 시위로 자신의 장비를 챙기지 못한 채 인도 뉴델리로 향해야 했던 오상욱 선수. 하지만 변수도 그의 질주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하며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다시 정상에 선 남자 사브르 대표팀

지난 22일, 아시아 펜싱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태극기가 가장 높이 올라갔습니다. 지난 19일, 오상욱 선수는 남자 사브르 개인 32강 전에서 인도의 카란 싱 선수를 15대 11로 꺾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는데요. 이후 16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베크 아브다조프 선수, 8강에서 일본의 고쿠보 마오 선수를 차례로 제압하며 순항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지난해 이 대회 개인전 우승자인 대표팀 후배 도경동 선수를 15대 9로 꺾으며 결승 무대에 올랐죠. 마침내 결승에서 중국의 뤄샤오퉁 선수를 15대 8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2일 열린 단체전에서도 오상욱 선수는 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는데요. 한국은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45대 24,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45대 34로 꺾으며 결승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마지막 상대는 지난해 우승을 내줬던 일본이었죠. 결과는 45대 29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설욕에 성공하며 2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탈환했습니다.

한국 사브르의 얼굴, 오상욱의 시대

오상욱 선수는 아시아 펜싱 역사상 최초로 개인전 커리어 그랜드 슬램과 2관왕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그는 단순한 국가대표 선수를 넘어 한국 펜싱을 상징하는 이름이 됐는데요. 192cm의 큰 신장을 활용한 시원한 공격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것.

그의 이름 앞에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데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는 한국 펜싱 사상 최초의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기 때문이죠. 같은 팀 도경동 선수가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할 만큼, 그는 한국 사브르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한국 펜싱이 그려낸 황금빛 마무리

이번 우승은 정상 탈환을 넘어, 오상욱 선수의 화려한 복귀를 알리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손목 부상의 여파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내듯,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을 알렸기 때문이죠. 아시아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 놓은 오상욱 선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제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4연패에 도전합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더욱 반가운 이유는 남자 대표팀뿐 아니라 여자 대표팀 역시 함께 웃었다는 점입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정상 탈환에 성공했는데요. 남자 대표팀에 이어 여자 대표팀까지 정상에 오르며 이번 대회를 금빛 질주로 장식한 한국 사브르.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들이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