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보이스 채널로 연결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이들. 누군가는 과감하게 판을 흔들고, 누군가는 빈틈을 메우며, 누군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로 향하는 길을 연다. 이렇듯 서로 다른 움직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하나의 승부가 완성된다. 수많은 선택과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수록 서로를 향한 믿음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 레드불 게이밍 팀 T1의 다섯 선수가 말하는 도전과 결속 그리고 승리를 넘어 더 앞으로 나아가는 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외부의 기대보다 스스로 세운 목표와 그에 이르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상혁. 수많은 우승과 위기를 통과해온 시간은 그를 e-스포츠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만들었지만, 10년이 넘는 커리어에도 게임을 향한 열정과 승부욕은 여전히 선명하다.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는 태도와 흔들림 없는 판단으로 T1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해 유니세프 캠페인에 이어 마리끌레르와 두 번째 촬영이에요.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촬영을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멋있게 나온 것 같아요. 패션 매거진 촬영은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할 때마다 새롭게 느껴져요.
2013년부터 T1과 함께해왔어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팀도, e스포츠 산업도 크게 달라졌죠. 이 신에 막 들어온 때와 지금을 비교할 때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e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눈의 띄게 커졌다는 점이요. 예전에는 드물던 대외 활동이 늘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훨씬 높아졌죠. 더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크게 달라진 부분이고요.
처음 T1에 합류한 순간을 기억하나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죠. 좋아하는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뻤거든요. 저도 이제 한 명의 프로게이머가 되었다는 게 실감 나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작해 T1에서 긴 시간을 보냈어요. 그 시간 동안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어제보다 오늘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느끼는 순간이요.
글쎄요. 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물론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리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계속해서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에서 저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도 성장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한가요?
그럼요.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는 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T1이라는 팀에는 늘 많은 기대가 따르잖아요. 감사한 일이지만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 텐데요.
외부의 기대에 맞추기보다는 제가 세운 목표와 기준을 충족하려는 마음이 커요. 주변에서 어떤 기대를 하든 스스로 만족할 만한 과정을 만들었다면 그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팬들은 페이커 선수가 경기 안팎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모습도 오래 기억해요.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훌륭한 리더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도록 먼저 모범을 보이는 태도라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하고요.
멋지네요. 그런 태도로 최고의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러왔어요. 정상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그 자리를 지키는 일도 어려워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계속 나아간다는 건 페이커 선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많이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무척 뜻깊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경기를 이어오다 보니 결국 스스로 만족할 만한 과정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그 과정을 지치지 않고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게임에 대한 열정이지 않을까요.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과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이 제게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처음 게임을 시작한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여전히 게임 자체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여요.
예전처럼 게임 자체만으로 뜨겁게 불타오르지는 않아요. 지금은 게임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얻는 보람도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그래도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동기와 즐거움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팀원뿐 아니라 레드불과도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레드불이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가장 크게 공감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레드불은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그런 점에서 많이 공감하죠.
오늘 화보와 인터뷰를 관통하는 주제는 ‘함께’예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혼자서 할 수 없는 팀 스포츠이기도 하잖아요. 팀원이 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느낀 순간이 있을까요?
늘 그래요. 경기를 할 때마다 우리 팀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걸 실감하거든요. 누군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날에는 다른 선수가 그 몫을 대신해주기도 하고요. 그런 순간을 마주하면 멤버들과 팀워크를 맞추고 함께 경기를 준비해온 시간이 아주 값지다는 걸 느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