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보이스 채널로 연결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이들. 누군가는 과감하게 판을 흔들고, 누군가는 빈틈을 메우며, 누군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로 향하는 길을 연다. 이렇듯 서로 다른 움직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하나의 승부가 완성된다. 수많은 선택과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수록 서로를 향한 믿음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 레드불 게이밍 팀 T1의 다섯 선수가 말하는 도전과 결속 그리고 승리를 넘어 더 앞으로 나아가는 힘.

오너
문현준 선수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더 나은 가능성을 빠르게 포착하고 주저 없이 승부를 거는 문현준. 전장의 흐름을 재빨리 읽고 빈틈을 파고드는 능력은 그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다. 동료를 향한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보다 한발 먼저 변수를 만들며 T1의 공격적인 흐름을 주도한다.

정글 포지션을 맡고 있어요. 혼자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라인과 긴밀하게 연결된 역할이죠. 정글러로서 가장 어렵게 느끼거나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정글은 다른 네 선수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각 라인의 요구를 듣고 전체 흐름을 조율해야 하죠. 물론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있으면 좋지만, 게임에서는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생기거든요.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고 무엇을 포기할지 판단하는 일이 가장 어려워요. 그래서 팀원들의 상황을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죠.
결국 경기 중 매 순간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판단의 기준이 있나요?
게임 안에 100%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여러 선택지 가운데 성공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쪽을 고르려고 하죠. 연습할 때 다양한 상황을 반복해 준비해두기 때문에 실전에서 망설이지 않고 더 나은 선택에 승부를 거는 편이에요.
그런 판단은 반복된 연습과 경험에서 나오겠네요.
네.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어볼수록 판단이 빨라지고 선택에 대한 확신도 생기니까요.
용기 있는 판단에는 경험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따라와줄 거라는 믿음도 중요할 텐데요.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이게 전우애인가 싶어요.(웃음)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함께하는 게임이잖아요. 저 혼자 아무리 잘해도 다른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하면 이길 수 없어요. 제가 흔들릴 때는 팀원들이 메워줄 거라고 믿고, 그 반대로 누군가 힘든 순간에는 제가 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서로의 빈틈을 채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을 믿게 된 것 같아요.

T1과 함께하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나요?
데뷔 초와 비교할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많이 줄었어요. 예전에는 외부 상황에 쉽게 흔들리곤 했는데 지금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스스로 다잡으려고 해요. 실제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T1은 늘 큰 기대를 받는 팀이잖아요. 감사한 일이면서도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 텐데, 그런 압박감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요?
부담감을 완전히 이겨내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차라리 이 상황을 즐겨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려고 해요.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지만, 그만큼 저희 팀을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T1과 함께하면서 레드불과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레드불이 전하는 가치나 메시지 중 T1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요?
레드불을 떠올리면 ‘도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e스포츠는 매 시즌 새로운 대회가 열리고, 저희는 그때마다 우승을 목표로 다시 도전하잖아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음 기회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 레드불과 비슷하죠. T1의 플레이 스타일이 과감한 편인데, 레드불 역시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나 도전적인 분야와 잘 어울리는 브랜드라 그런 부분에서도 접점이 있는 것 같고요.
이야기한 것처럼 T1은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으로 알려져 있고, 그 중심에 오너 선수가 있어요. 지키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는 순간에 더 과감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궁금해요.
공격이 오히려 가장 좋은 방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키려고만 하면 오히려 주도권을 내줄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한번 더 들어가고, 먼저 변수를 만드는 쪽을 택하는 편이에요.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후 e스포츠 신이 빠르게 확장되었어요. 그 변화 가운데 가장 크게 체감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데뷔 초와 비교하면 지금은 팬층의 규모가 놀라울 만큼 커진 것 같아요. 특히 연령대가 한층 넓어진 걸 실감해요. 부모님과 같은 연배 중에도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생겼거든요. 그럴 때마다 신기하고 감사해요. 지금 e스포츠가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이러한 관심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선수들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라면 어려웠을 테지만 팀원이 있기에 극복할 수 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 당시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긴 대회를 치르는 동안 혼자였다면 버티기 어려운 순간도 분명 있었는데, 팀원과 함께였기에 끝까지 갈 수 있었죠. 우승했을 때는 기쁘다는 감정이 가장 컸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뿌듯한 마음도 있었어요. 시간이 더 흐른 뒤에 그 순간을 기억하면 함께 해냈다는 의미가 지금보다 더 크게 다가올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