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보이스 채널로 연결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이들. 누군가는 과감하게 판을 흔들고, 누군가는 빈틈을 메우며, 누군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로 향하는 길을 연다. 이렇듯 서로 다른 움직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하나의 승부가 완성된다. 수많은 선택과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수록 서로를 향한 믿음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 레드불 게이밍 팀 T1의 다섯 선수가 말하는 도전과 결속 그리고 승리를 넘어 더 앞으로 나아가는 힘.

페이즈

김수환 선수

눈앞의 경기에 온전히 몰입하며 압박마저 즐거움으로 바꾸는 김수환. 그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기보다 자신의 피지컬과 결정력을 믿고, 주어진 순간에 집중한다. 가장 많은 시선이 모이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다.

원거리 딜러는 경기의 흐름과 팀의 기대를 함께 짊어지는 포지션이기도 해요. 그런 역할의 무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저는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원거리 딜러는 특히 게임이 길어질수록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더 잘해서 그 순간을 즐기려고 해요. 일종의 도파민 같은 게 솟는 거죠.(웃음)

그런 기대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군요. 팬들은 페이즈 선수의 장점으로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결정력을 자주 이야기해요. ‘도련님’이라는 별명처럼 여유롭고 단정한 이미지도 있고요. 침착함을 유지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나요?
저도 가끔 다급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게임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으면 ‘내가 죽어서 지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책임감이나 부담도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평소에도 집중력이 높은 편인가요?
아니요. 평소에는 집중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게임을 할 때는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아요.

경기 전 마음을 가다듬는 자신만의 루틴도 있나요?
특별한 건 아니지만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 마인드 세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어떤 방식으로요?
월즈 주제곡을 들으면서 제가 잘하는 장면을 상상해요. ‘오늘 다 부수고 와야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특히 2022년에 발매된 릴 나스 엑스의 <STAR WALKIN’>을 가장 좋아해요.

힘든 순간에 특별히 더 기대거나 의지하는 팀원이 있나요?
평소에는 혼자 해결하려는 편이라 누군가에게 기대지는 않아요. 하지만 게임 안에서는 4명의 팀원 모두를 믿고 의지하죠. 다들 아주 잘하는 선수들이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배울 점도 많거든요.

레드불과 T1 모두 도전과 한계를 넘어서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잖아요. 지금 페이즈 선수에게 가장 기대되는 다음 도전은 무엇인가요?
어떤 대회든, 어떤 경기든 저와 T1에 모두 중요한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를 특정하기보다는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습이나 대회를 치르면서 드러나는 팀의 아쉬운 점과 제가 보완해야 할 부분을 계속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점을 하나씩 고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해요. 프로게이머 페이즈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행복한 삶이요. 게임을 시작한 뒤로는 게임 이외의 것에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거든요. 지금처럼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고,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아요.

앞으로 T1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기록이나 성과도 좋고요.
T1에 걸맞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미 충분히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하는데요. 페이즈 선수가 말하는 ‘T1에 걸맞은 선수’는 어떤 모습인가요?
T1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와 그에 따르는 기대가 있잖아요. 단순히 이 팀에서 함께 뛴 선수가 아니라, T1에 꼭 필요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거든요. 지금보다 더 잘해서 누구나 인정할 만큼 이 팀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