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윤 작가는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삼아 자연 속의 공존을 색채와 형태로 변형하여 화면에 표현합니다.
- 박영환 작가는 먹과 한지를 사용하면서도 현대적 건축물과 구체를 통해 존재와 시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장현호 작가는 먹과 호분의 성질을 활용하여 목련과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시간의 겹을 흑백으로 담아냅니다.
개관 13년 이내의 젊은 갤러리와 이머징 작가들을 선정해 새로운 세대의 창의적 탐구와 동시대 미술의 역동성을 선보이는 PLUS 섹터. Kiaf SEOUL 2026의 PLUS 섹터에 참여한 작가들을 만났습니다.
이소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이번 키아프 플러스 섹터에 참여하게 된 이소윤 작가입니다.
지금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저는 제가 좀 진지하게 제 작업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로 계속 굵직하게 제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커뮤니케이션과 미스 커뮤니케이션. 그것에 이제 핵심적으로 제 관심이 오리엔트되어 있어요.
실제로 보았던 자연을 그대로 그리지 않고 형태와 색을 변형해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과거의 기억을 추상적인 형태로 변형시키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주로 저는 시각적으로 제가 특히 색채 같은 거에는 민감하고 또 그런 걸 기억할 때 항상 어떤 질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색깔도 되게 원색적으로 제가 옮기게 되는 이유는 그 순간 제가 경험했던 어떤 사운드나 아니면 제가 느꼈던 그런 온도, 습도 혹은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담아왔던 장면들을 공감각적으로 제가 혼합해서 화면에 옮기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아버지의 앞마당에서 마주했던 짙푸른 마당과 여름철 녹음처럼 고향의 기억과 감정이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죠. 이러한 기억은 작품 안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요?
우선 야생화 굴락을 생각한 건 흔히 꽃은 굉장히 익숙하고 진부할 정도로 아름답고 친숙한 대상이죠. 저희 되게 작은 마당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꽃들을 키우셨어요. 근데 어느 날 물론 제가 작업한 이후로 그 장면들이 각각 예쁘고 각각 멋지고 각각의 개성이 있는데 어떤 것도 뭐가 우열이 있는 게 아니라 각자 이렇게 개성으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게 되게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굴락을 표현하면서 제가 작업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작품 안에는 야생화와 철새가 자주 등장합니다. 야생화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한데 어우러지고, 철새는 무리를 지어 함께 움직이죠. 이처럼 공존을 이루는 자연의 모습을 담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철새 그 장면은 제가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 주제예요. 금강 하구에 있는 저수지에 가서 철새들이 군무 펼치는 장면을 실제로 봤는데 우선 수십만 마리가 날개짓을 하기 시작하면 어떤 스포츠카 배기음 같은 소리가 날 정도로 굉장히 육중하고 되게 묵직한 감동이 오더라고요. 저 새들이 어떻게 한 마리도 서로 부딪히지 않지? 그리고 이렇게 수십만 마리들이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어떤 유기체 같은 모양을 만들어내면서 비행하지 그게 되게 신기하더라구요. 그 안에서 어떤 그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모습을 자연 현상에서 관찰해서 화면에 옮긴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박영환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이번 키아프 플러스 섹터에 참여하게 된 박영환 작가입니다.
지금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우리는 어디에 놓여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정의하자면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먹과 한지라는 전통적인 수묵화의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현대적인 건축 구조와 기하학적인 구체가 작품에서 등장하죠. 이처럼 전통적인 재료와 현대적인 이미지가 공존하는 표현 방식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먹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가 향이라는 거에 익숙해지지 않고 향수의 존재도 몰랐던 고등학교쯤에 먹을 가는 냄새에 반해서 향 때문에 사람이 매력적이게 보이고 공간의 매력도 이렇게 바뀌는 거를 알게 되면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기하학적인 구체 도형이라든지 현대 건축물 구조 같은 이미지들은 계속 먹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전통적인 기법이나 필법을 배워오고 너무 사랑했었지만, 그런 그림을 그렸을 때 제 또래나 제 세대가 그런 것들을 답습하고 다시 그려내는 게 제 입장에서는 뭔가 매력적이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 세대가 할 수 있는 먹그림은 뭘까? 동양화는 뭘까? 하면서 계속 고민해보고 작업하다 보니까 지금의 작업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습니다.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요소인 구체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더불어, 흑색의 구와 백색의 구는 어떤 차이를 가진 요소인가요?
단순한 설명부터 드리자면 전통 수묵화의 그런 이미지들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계속 했었어요. 그때 생각하게 된 게 현대적인 표현 방식이 좀 디자인적으로도 될 수 있고 좀 도형적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처음에 구체를 넣게 됐습니다. 구체의 의미적인 것들은 20대 초에 누구나 그렇듯 뭔가 불안이었던 것 같고, 계속 작업을 해오면서는 삶이었을 순간도 있었고, 지금은 좀 존재론적인 의미로서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창 안에 있는 검정 구체랑 바깥에 있는 흰 구체의 차이점을 설명드리자면, 창 안의 공간은 현재 시점을 표현하고 있어요. 제작품들이 다 창 안에서 밖을 보는 구도로 되어 있거든요. 관람자들이 다 창 안에서 밖을 보는 구도인데 창 밖에 구체들은 창 안에 있는 현재의 구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좀 희미해지는 그런 것들을 표현한 거예요. 그래서 제 작품에 눈이 되게 많이 등장하는데, 눈이 등장하는 이유도 뭔가 눈이 엄청 쌓이면 세상이 하얘지고 희미해지듯이 시간이나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잖아요. 검정 구체도 창 밖의 과거의 시점으로 가게 되면 희어지는 그런 걸 표현한 걸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현호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키아프 플러스 섹터에 참여하게 된 작가 장현호입니다.
지금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제 작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목련, 빛, 그리고 그림자를 한 화면 안에 담아 시간의 겹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먹과 호분을 활용해 절제된 흑백의 화면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색채를 활용하지 않고 흑백의 동양화를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먹과 호분이라는 전통 재료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요?
저에게 흑백은 빛과 그림자를 가장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먹은 한지 안에 스며들면서 시간의 깊이를 담아내고, 호분은 표면 위에 쌓여가면서 빛에 닿은 순간의 형상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런 서로 다른 성질의 재료들을 통해 빛과 시간의 다양성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과거에 흘러간 찰나의 순간을 현재의 화면에 불러오며 서로 다른 시간대를 겹쳐놓습니다. 그림 안에서 과거와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만나고 공존하나요?
목련과 빛은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을 담아내고요. 반면 그림자와 원목의 단면은 지나가고 축적된 시간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한 화면에 담겨 있으면서, 과거와 현재가 같이 공존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주로 목련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시선이 반복적으로 엿보입니다. 수많은 자연물 중에서도 목련에 시선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도 목련은 되게 짧게 피었다 지는 꽃인데요. 우연히 마주친 목련 봉오리에서 언제 필지 모르는 그 순간의 긴장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 짧은 순간에도 그 빛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그 형상이 자꾸 바뀌는 모습들이 저한테는 인상적으로 다가와서 그 변화들이 제 작업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