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2024년 2월 15일 막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홍상수 감독의 31번째 장편 〈여행자의 필요〉를 비롯해 마동석, 김무열 주연의 〈범죄도시4〉 등 6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는데요. 베를린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한국 영화를 소개합니다.

파묘(Exhuma)

영화 〈파묘〉는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색채를 가진 작품을 선보이는 포럼 섹션에 초청됐습니다.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인데요. 2월 2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죠.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 탄탄한 연기내공을 가진 배우들의 연기 합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여행자의 필요(A traveler’s needs)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행자의 필요〉는 본선 경쟁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이로써 홍상수는 올해로 5년 연속 베를린의 러브콜을 받은 감독이 됐죠. 〈여행자의 필요〉은 프랑스에서 왔다는 여자가 두 명의 한국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김승윤 등이 출연해 명연기를 펼치는데요. 베를린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홍상수 감독의 수상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서클(Circle)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서클〉이 단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유미 감독은 애니메이션 〈수학시험〉, 〈연애놀이〉, 〈존재의 집〉에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네 번째로 초청됐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4회 이상 초청받은 연출자는 정유미 감독이 최초죠. 세밀한 연필화가 특징인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클〉은 수많은 관념이 낳은 벽에 대해 은유적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인데요. 7분 분량의 러닝 타임 동안 소녀가 그린 서클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가득 찼다가, 서클을 지우면 다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정유미 감독은 이를 통해 본래 존재의 목적을 잃어가고, 타인과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표현했습니다.

범죄도시4(THE ROUNDUP : PUNISHMENT)

마동석의 가슴 뻥 뚫리는 액션 연기가 베를린에도 통한 걸까요? 〈범죄도시4〉는 한국 영화 시리즈 작품 최초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범죄도시4〉는 허명행 무술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마동석, 김무열, 이동휘, 박지환 등이 출연하죠. 〈범죄도시4〉팀은 2월 23일 포토콜과 기자 간담회를 시작으로 베를린 영화제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데요. 주연배우 마동석, 김무열, 이동휘, 박지환, 허명행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IT′S OKAY!)

2023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제너레이션 K플러스 경쟁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조금 낯선 이름의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은 아동과 청소년의 삶을 다루는 전체관람가 등급의 성장 영화를 초청하는 섹션인데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레, 진서연, 정수빈, 손석구, 이정하 등이 출연합니다.

되살아나는 목소리(The Voices of the Silenced)

한국과 일본의 공동 제작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포럼 스페셜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스페셜 포럼 부문은 영화와 사회·예술적 담론, 미학 등을 성찰하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는데요. 재일조선인 2세 박수남, 박마의 모녀 감독이 연출을 맡은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를 비롯해 강제노역 조선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담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