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색과 빛, 공간의 질감을 달리해 현실과 귀계를 표현했습니다.
  • 벽과 천장을 채운 글씨는 CG가 아닌, 이정화 서예가가 5일 동안 직접 완성한 손글씨였습니다.
  • 전통 건축과 서예, 현대적인 VFX 기술이 만나 '동궁'의 미장센을 완성했습니다.

현실과 귀계를 가르는 색채 연출부터 CG보다 더 치밀하게 구현된 세트까지.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에 담긴 연출적 디테일을 살펴봤습니다.

익숙한 궁궐의 낯선 얼굴

세자들이 잇따라 의문의 죽음을 맞는 궁궐. 30년 전 고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 저주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귀의 세계를 오가는 ‘구천(남주혁 배우)’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노윤서 배우)’이 동궁에 깃든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한국적인 궁중 서사에 오컬트와 판타지를 결합한 미스터리 사극인데요. 공개 3일 만에 490만 시청 수를 기록하고,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부문 2위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만큼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화면을 채운 미장센이었습니다. 현실과 귀의 세계를 오가는 독창적인 설정을 한국적인 공간과 질감, 색채 대비로 설득력 있게 구현했기 때문이죠. 같은 궁궐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현실과 귀계가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는 연출은 ‘동궁’만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였습니다. 이목원 미술감독은 “판타지 특유의 화려한 장식 대신 공간이 주는 감각의 차이를 통해 두 세계를 구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낡은 나무의 질감과 희미하게 번지는 빛,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세심하게 설계해 몰입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색채 대비로 완성된 세계관

‘동궁’의 또 다른 주인공은 색입니다. 최정규 연출 감독은 “컬러는 가장 직관적으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라며, 조명의 방향과 대기의 질감을 다르게 표현해 현실과 귀의 세계를 구분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는데요. 현실의 궁궐은 푸른빛이 감도는 차분한 분위기로, 귀계는 붉은색과 앰버 톤, 노란빛 중심으로 구성해 낯설고 불길한 기운을 표현했습니다. 같은 공간임에도 귀의 세계는 겨울에, 현실 세계는 봄과 가을에 촬영한 뒤 시각 특수 효과(VFX)로 색과 질감을 덧입힌 것 역시 대비를 극대화한 장치였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긴 설명 없이도 인물이 어느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직감할 수 있었죠. ‘동궁’의 색은 배경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을 넘어 현실과 귀계를 가르고 서사를 이끄는 하나의 언어로 자리했습니다.

벽을 채운 손글씨와 화면 밖으로 나온 꺼먹살이

극 중 붉은 글씨로 뒤덮인 공간에도 놀랍도록 집요한 디테일이 숨어있었는데요. 언뜻 보면 CG를 입히거나 출력된 벽지처럼 보이지만, 벽과 천장을 가득 메운 글씨는 모두 이정화 서예가가 직접 써내려 간 손글씨였습니다. 닷새 동안 완성한 이 글씨는 불교 경전 ‘금강반야바라밀경’의 구절로,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의 의미를 담은 경전을 공간 전체에 새기며 장면의 긴장감은 물론 한국적인 정서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냈죠.

‘동궁’의 마스코트로 사랑 받고 있는 귀매 ‘꺼먹살이’도 화면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전부 생생한 VFX로 완성됐지만 촬영 현장의 배우들 곁에는 꺼먹살이의 실물 모형도 함께했는데요. 최정규 감독은 “귀매와 귀신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구현할 때 보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보편성을 고민했다”며, 감정을 지닌 존재처럼 보이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습니다. 덕분에 꺼먹살이는 상상 속 존재임에도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동궁’이 보여준 두 개의 세계는 화려한 그래픽 효과만으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빛의 방향을 세심하게 조절하고, 세트의 질감을 다듬고, 벽에 한 글자씩 경전을 적어 내려간 손길이 모여 비로소 현실과 귀계의 경계를 만들었죠. 한국의 전통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현대적인 촬영 기술과 한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동궁’. 익숙한 전통을 새로운 장르 언어로 풀어내며 K-콘텐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다음 장이 기다려집니다.

Q&A
AI 마리봇의 Q&A
A
현실은 푸른빛으로 차분하게, 귀계는 붉은색과 앰버 톤으로 낯설고 불길한 분위기를 완성하며 같은 궁궐을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A
최정규 감독은 컬러가 세계의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요소라 전했습니다. 현실 세계는 푸른빛으로, 귀의 세계는 붉은색으로 표현했는데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귀계의 색감에도 변화를 주며 두 세계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A
화려한 CG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통 건축과 서예, 조명, 세트, VFX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한국적인 미감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완성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