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저녁, 메가박스 성수점의 한 상영관에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힘을 보태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문화 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행보를 이어온 구찌가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첫선을 보인 ‘구찌 임팩트 어워드(GUCCI IMPACT AWARD)’의 게스트 방문 행사가 열린 것이다. 구찌 임팩트 어워드는 지역사회의 불균형과 공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밀도 있게 담아내며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기여한 영화에 수여하는 상이다. 백상예술대상 심사위원의 사전 심사를 거쳐 선정한 올해의 수상작은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간 고등학생 ‘소희’(김시은)에게 벌어진 사건과 그 전말을 파헤치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이 영화는 청소년 노동 문제와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구찌 임팩트 어워드의 게스트 방문 행사는 <다음 소희> 특별 상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졌다. 정주리 감독과 김시은 배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센터장이자 명필름을 이끄는 심재명 대표, 박상영 작가 그리고 진행을 맡은 김신록 배우와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 정주리 감독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의미를 두고 선정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시은 배우도 “구찌 임팩트 어워드 덕분에 영화가 다음 관객에게 더 많이 닿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음 소희>의 이야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영화 산업과 사회에 대해 오간 밀도 높은 대화에는 구찌 임팩트 어워드의 취지가 녹아 있었다. 김신록 배우는 “하청 노동자 보호를 위한, 이른바 ‘다음 소희 방지법’ 제정이 논의되고 있다. <다음 소희>가 영화를 넘어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목소리를 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심재명 대표 또한 <다음 소희>가 사회적 환기를 일으킨 점을 짚으며 “<다음 소희>가 세상에 나와줘 고맙다. 계속되는 한국 영화 침체기에 이 영화로 좋은 기운을 얻고 간다”라고 덧붙였다. “좋은 영화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을 누구보다 열심히 찾아 보는 사람이 되겠다”는 박상영 작가의 말은 공감을 자아냈다.
사회 이면의 소외된 존재와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한 영화의 역할에 대해 각자의 심도 깊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 이날 정주리 감독이 말한 “아무리 작은 이야기, 소수의 이야기라도 진심을 다해 만들면 어디에선가 들어준다는 믿음”은 구찌 임팩트 어워드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구찌 임팩트 어워드’시상은 4월 28일에 열리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