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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인전, 긍정 에너지와 사랑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다

어릴 때부터 붓을 들고 벽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엘리자베스 예는 붓으로 매 순간을 기록하며 예술을 향한 애정을 확고히 했다. 그는 특수전형에서 1등을 차지하며 입학 시험을 거치지 않고 국립 타이베이 대학교 예술조형디자인학과에 입학했고, 자신만의 예술적 시각을 넓혀가는 공부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술을 통해 삶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지구온난화, 인종문제, 생태 보전, 전쟁으로 인한 박해, 전염병 같은 다양한 현대사회의 의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엘리자베스 예의 아름답고 멋진 성장은 졸업을 맞아 선보인 첫 개인전 <나, 스물둘-연기: Elizabeth Yeh(葉蕓僖) 개인전 더 비기닝(The Beginning)>에서 엿볼 수 있다. 다양한 복합 매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한 전시회의 작품들은 그만의 독보적이고 천부적인 재능을 확인하게 한다.

경이로운 대형 수묵화로 시선을 압도하는 ‘기억(憶)’과 ‘처음(初)’에서부터 반전과 생태 보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침묵의 피해자’와 ‘반성(省)’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마음에서 시작해 위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다이내믹한 내면의 기승전결을 독창적인 화필로 그려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감동적이며 강렬한 동시에 부드러운 자신만의 작품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과 희망을 그려내다

아직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단계지만 당당하게 예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펼쳐 보이는 엘리자베스 예

당대 최우수상을 수상한 ‘Blue 2020’은 꽃과 화분의 이미지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사회와 환경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 작품이다. 2020년 세상을 뒤흔든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리의 삶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지만, 오히려 자연에는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작품은 거울에 비친 마스크를 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 세계를 위해 우리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파란색은 우울한 기분 속에서도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 무거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블루 컬러를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발산하는 역동성으로 희망을 잃지 않는 낙관을 보여주는 기지를 발휘한 덕분이다.

작품 ‘연기(緣起)’가 보여주듯 그의 모든 작품 창작의 과정과 심상(Mental Imagery)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엘리자베스 예는 과거 삶의 궤적을 통해 현재의 예술을 창작해냈고, 그것이 자신의 영감의 원천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된다. 그는 “나의 작품에 표출된 신념과 표현이 관람객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사색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나는 더없이 감동적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멸종 위기 동물을 걱정하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엘리자베스 예는 결코 가볍지 않은 깨우침을 통해 세상을 온화하고 성숙한 관점으로 바라본다. 유학을 떠나기 전 마리끌레르 대만에서 진행한 유방암 캠페인 ‘핑크 런(PINK RUN)’의 테마를 담은 티셔츠를 디자인하는가 하면 유기견 기금 모금을 위한 공익 그림 판매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만의 에너지를 예술적 재능으로 기부하는 데 힘을 쏟았다. 환경과 생명에 대한 지순한 열정과 노력은 분명 훗날의 동력이 되어 그의 예술 작품에 매력을 더하는 요소로 발전할 것이다.

 

“나의 작품에 표출된 신념과 표현이 관람객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사색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나는 더없이 감동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