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경삼림>

더운 날 연인과 나란히 앉아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보기 좋은 영화. 청량한 장면과 음악이 여름과 잘 어울린다. 최수진(공예 작가)

 

오규원의 책 <두두>

짧은 시로 구성된 시인 오규원의 유고 시집. 자연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묘사하는 시인의 담백한 태도를 좋아한다. 최수진 (공예 작가)

 

영화 <엘리멘탈>

앰버가 화가 나 폭발할 때마다 왠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나의 본질을, 내가 지닌 장점과 단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 영화. 버둥(뮤지션)

 

피에르 위그의 전시

피에르 위그(PierreHuyghe)를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 파리의 피노 컬렉션(Pinaut Collection)에서 진행한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궁금증을 품고 있던 작품인 ‘(Untitled) Human Mask’를 두 눈으로 봤을 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 좋은 충격에 휩싸였다. 김참새(미술가)

 

한강의 책 <작별하지 않는다>

읽은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여전히 기억에 진하게 남은 책. 제주에 사는 오랜 친구의 부탁으로 집에 있는 새를 돌보러 폭설을 뚫고 친구의 집으로 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제주 4·3사건을 다루며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박눈이 내리는 아주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담아냈는데, 역설적으로 뜨거운 한여름에 읽기에 제격인 작품이지 않나 싶다. 버둥(뮤지션)

 

영화 <장군의 수염>

1960년대 한국 영화의 모더니스트는 이만희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만희의 <휴일>을 처음 봤을 때와 비견되는 충격을 받은 작품이다. 정우영(프리랜서 에디터)

 

김원영의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장애에 관해 ‘솔직하고 우아하게’ 적은, 내가 읽은 최초의 책이다. 정우영(프리랜서 에디터)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책
<아글라야 페터라니―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아방가르드 문학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자전적 소설. 평소 좋아하는 배수아 작가가 번역했다는 걸 알고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닮은 이야기도 강렬하지만, 산문시나 희곡을 떠올리게 하는 글의 구조가 매혹적이다. 문학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배수아 작가가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납득된다. 허지인(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슬픔의 삼각형> <더 스퀘어>, 넷플릭스 시리즈 <비프>

네 편 모두 올해 봤지만, 근래 2~3년 사이 감상한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뻔한 소재나 주제를 저마다의 개성으로 아주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고 보면 아름다움이란 늘 곁에 있지만 우리가 지나치길 기다리는 것 같다. 김상안(미술가)

 

영화 <캡틴 판타스틱>

자연과 도시, 두 가지 상반되는 개념 사이에서 고민이 많던 나에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준 영화다. 옳고 그름을 가르기보다는 나에게 더 잘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채 Chae(DJ)

 

이학준의 책 <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오래전에 읽었지만 아직까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짧은 수필집인데, 어느 여름 우연히 들른 독립 서점 카페에서 몇 페이지 훑어보고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때마침 그때 계산을 도와주던 이가 이 책을 쓴 이학준 작가였고, 얼떨결에 사인도 받았다. 그러고는 다음 날 경주 여행을 가던 버스 안에서 다 읽었다. 공교롭게도 작가는 경주 출신이고, 수필집 에 경주에 관한 개인적인 추억과 감상이 더러 적혀 있었다. 그 덕분에 경주가 더욱 따듯하고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다. 채 Chae (DJ)

영화 <페어런트 트랩>

서로 닮은 두 소녀 ‘애니’와 ‘할리’가 미국에서 열리는 한 여름 캠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랑이 듬뿍 담긴 영화다. 영화에 그려진 가족애가 볼수록 따뜻하게 다가왔고, 어린아이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깊고 뚜렷한 행복을 바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버라 애클린이 부른 OST ‘Am I theSame Girl’도 영화처럼 설레고 신나는 감정을 전해준다. 필독(뮤지션 겸 미술가)

 

김환기의 책 <Whanki in New York: 김환기의 뉴욕일기>

김환기 작가가 뉴욕에서 생활하며 겪은 크고 작은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과 에스키스(작품 구상을 위 해 그리는 초안)를 엮은 책. 타지에서의 작업 과정과 끊 임없는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부인 김향안 선 생을 향한 사랑과 정신적으로 의지하며 드는 기분이 짧 은 글을 통해 전해져 따스한 감정을 일으켰다. 시집에 가 깝다고 느낄 만큼 풍부한 표현과 책에 등장하는 생소한 단어들이 지닌 뜻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 책 덕분에 나도 일상 속 감정의 흔적을 노트에 남기고 있다. 하루 또는 삶의 어떤 순간들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게 해준 소중 하고 단단한 책이다. 필독(뮤지션 겸 미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