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전 감독

현재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 감독이자 배우.
장편 데뷔작 <국>(2017)으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세 번째 장편 <푸른 호수>(2021)는 칸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2022) 시즌 1의 감독이자 올해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인 <패스트 라이브즈>(2023)를 공동 연출했다.

자모자야

Jamojaya, 2023

꽤 실력 있는 인도네시아 출신 래퍼 제임스는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미국 데뷔를 준비 중이다. 그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는 제임스의 형이자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아버지는 한창 앨범을 준비 중인 제임스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선다. 하지만 사사건건 제임스의 일에 관여하려는 아버지는 그를 데뷔시키려는 레코드 회사에는 성가신 존재다. 이로 인해 제임스와 아버지 사이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결국 제임스는 아버지와 평생 꿈꿔왔던 미국 데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한국을 찾는다. 소감이 어떤가? 다양한 영화제작자들과 조우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과는 서로 다른 예술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당신의 전작 <푸른 호수>를 비롯해 신작 <자모자야>가 한국에서 상영되고, 나아가 한국 관객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들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은 이번이 세 번째다. 내 작품이 한국에서 상영될 때마다 영광이라 생각했다. 늘 상영 소식만 접하다 영화제에 직접 참석할 수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 관객들과 직접 마주해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한 작품을 연출하며 만난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헤쳐나갔나? 자금을 조달하는 일, 그리고 배급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던 동력은 미국 관객들이 한국인 역시 그들과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동료라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만들겠다는 목적의식 그 자체였다.

최근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제작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작품들이 영화 지형도에서 어떤 의미를 갖길 바라는가? 한국인을 그저 인류의 일원으로 보는 관점을 이끌어냈으면 한다.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그리며 내가 목표한 바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이해를 높이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감독’이라는 범주는 과연 필요한가? 여전히 이민자라는 정체성은 당신의 작품에 영향을 주는가? 우리는 그저 영화라는 예술을 하는 감독일 뿐 우리에게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라는 꼬리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성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또한 삶의 자양분이 되는 경험을 계속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영화를 만든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경험이 창작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