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태국, 필리핀, 그리고 한국까지. 저마다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아시아 영화의 새바람을 ‘지석’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DIRECTOR
요셉 앙기 노엔
Yosep Anggi Noen
가스퍼의 24시간
24 Hours with Gaspar, 인도네시아
PROGRAM NOTE 2032년 인도네시아, 다소 불량한 아마추어 탐정 가스퍼는 정부가 연루된 대량 학살 사건을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 흔적 없이 사라진 친구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고 인신매매 악당을 추적한다. 하지만 인공 심박동기가 망가지는 바람에 목숨이 2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가스퍼는 아그네스와 킥 등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완수하고자 한다. 인도네시아의 중견 감독 요셉 앙기 노엔의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할 만큼 빠른 스토리와 화면 전환이 유쾌하게 전개된다. 레자 라하디안, 셰니나 시나몬, 라우라 바수키 등 실력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매력적이다.
CAST 레자 라하디안(Reza Rahadian), 셰니나 시나몬(Shenina Cinnamon), 라우라 바수키(Laura Basuki), 크리스토 이마누엘(Kristo Immanuel), 살 프리아디(Sal Priadi), 데위 이라완(Dewi Irawan), 이스와디 프라타마(Iswadi Pratama)
DIRECTOR
이상철 감독
Lee Sangcheol
그녀에게
Blesser, 한국
PROGRAM NOTE 매사 계획한 대로 이루고야 마는 당차고 유능한 정치부 기자 상연. 오랜 기다림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지만, 둘째 지우가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는다. 그때부터다. 상연은 더 이상 이전의 상연일 수 없고 모든 게 바뀌었다. 실제로 전직 기자이자 장애 아이를 둔 엄마의 자전적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그녀에게>는 1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장애가 있는 자식을 둔 부모와 그 가정이 겪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어려움을 다양한 일화로 풀어간다. 특히 지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장애를 둘러싼 편견 어린 시선의 민낯과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다. ‘장애란 치료로 낫게 해야 할 무엇이 아니라 하나의 삶의 방식’이라는 영화 속 전언을 상연이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기나긴 시간이 켜켜이 쌓인다. 이윽고 그 시간은 영화 밖 시간과 얼마간 겹치고 공명하며 오랜 질문과 긴 여운으로 돌아올 것이다.
CAST 김재화, 성도현, 빈주원, 이하린
DIRECTOR
이시이 유야
Ishii Yuya
달
The Moon, 일본
PROGRAM NOTE 요코는 동일본대지진을 취재해서 쓴 소설로 명성을 얻은 소설가지만 지금은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남편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지만 아직 제대로 인정받은 적 없는 감독 지망생이고 가족의 생계는 요코가 책임지고 있다. 요양원에 취직한 요코는 그곳에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위협받는 노인과 장애인을 목격한다. 모두가 외면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에서 요코는 충격적인 일들을 경험한다. 일본의 어느 요양원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비극을 소재로 삼은 <달>은 정상인과 비정상인 혹은 우월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의 이분법에 대해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남의 문제로 여기고 눈감을 수 있는 일이지만 영화는 이 문제가 평범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일깨운다. 미야자와 리에가 요코로, 오다기리 조가 요코의 남편으로 출연하는데 특히 미야자와 리에의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CAST 미야자와 리에(Miyazawa Rie), 니카이도 후미(Nikaido Fumi), 오다기리 조(Odagiri Joe), 이소무라 하야토(Isomura Hay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