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

안선경

Ahn Sunkyoung

1972년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2009년 연출작 <귀향>(2009)으로 장편 데뷔했으며 취리히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이후 장편 <파스카>(2013)로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수상, <나의 연기 워크샵>(2016)으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의 끝에서

At the End of the Film, 한국

PROGRAM NOTE 10여 년의 세월 동안 영화가 엎어지는 상황을 거듭 맞은 영화감독 시원은 산악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또다시 멈춰 섰고, 반려묘 루카마저 세상을 떠났다. 시원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루카를 묻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선다. 바로 이때,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문을 내고 기이한 산행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시원은 도망치고 포기하고 싶지만 끝내 떨쳐내지 못한 제 안의 고통스러운 창작의 씨앗과 마주한다. <이 영화의 끝에서>는 영화와 현실,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얇고 미세한 막을 뚫고 오가며 지리멸렬한 창작의 시간을 버티고 서 있는 한 인간의 실존과 끝에서 다시 시작해보려는 어떤 시도에 관한 영화다. 특히 의외의 순간 느닷없이 등장하는 자유로운 춤사위와 리드미컬한 비트의 음악은 분방과 해방의 기운으로 영화에 숨통을 틔운다. 그 때문일까. 고행 속에서도 길을 찾아온 안선경의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워 보인다.

CAST 박종환, 장선, 박지아, 엄선영

 

 

DIRECTOR

도다 아키히로

Toda Akihiro

1983년 일본 나라현 출생. 긴키 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영화 연출을 독학했다. 현재 작가이자 연극 무대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연출작으로 장편 <더 네임>(2018), <우리는 변함없는 아침을 맞이한다>(2021) 등이 있다. <이치코>는 자신이 극본을 쓴 연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치코

 Ichiko, 일본

PROGRAM NOTE 2015년 8월 12일, 하세가와는 이치코에게 청혼한다. 이치코는 하세가와의 프러포즈에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다음 날 TV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은 듯 갑자기 집을 나간다. 하세가와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수사를 맡은 형사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치코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는 형사의 수사 수첩에 적힌 메모처럼 구성되어 있다. 증언을 한 사람의 이름과 과거 사건이 벌어진 시기가 화면에 등장한 다음 구체적인 사건이 펼쳐진다. 조각 난 증언을 퍼즐처럼 맞추다 보면 이치코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난다. 불행했던 가족사와 숨어 지내야 했던 이유가 밝혀지면서 카메라는 이치코의 내면까지 파고든다. 그녀가 꿈꾸던 미래와 희망이 어떻게 부서지고, 그녀가 느꼈던 잠깐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게 한다. 창의적이면서 잘 정제된 스토리텔링 기술이 인상적인 영화.

CAST 스기사키 하나(Sugisaki Hana), 와카바 류야(Wakaba Ryuya), 구라 유키(Kura Yuki), 우노 쇼헤이(Uno Shohei), 나카무리 유리(Nakamura Yuri)

 

 

DIRECTOR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Mostofa Sarwar Farooki

방글라데시의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시나리오작가. 대표작으로 장편 <제3의 인생>(2009), <개미 이야기>(2013), <장미빛 사랑은 없다>(2017) 등을 연출했다. 2012년 연출작 <텔레비전>(2012)은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초청되었고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으며, <떠도는 남자>(2021)는 2020년 APM 선정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지석 섹션에서 소개되었다.

자서전 비슷한 것

Something Like an Autobiography, 방글라데시

PROGRAM NOTE 파르한과 티티는 다카에 살고 있는 감독과 배우 커플이다. 이들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무슬림 사회에서 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받는다. 팬데믹 기간에 일이 줄어들자 지금이 아이를 갖기 좋은 때라고 생각한 티티는 파르한을 설득해 마침내 임신에 성공한다. 임신 막바지의 어느 날, 한밤중에 큰 폭죽 소리가 지속되자 예민해진 티티를 뒤로하고, 파르한은 무작정 밤길로 나선다.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잠시 스릴러로 변했다가, 파루키 감독의 특기인 진지한 사회 드라마로 변모한다. 파루키 감독과 티샤 배우 부부가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각각 연출과 제작을 맡아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책임졌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책에서 빌려온 제목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씁쓸한 농담이다.

CAST 누스랏 임로즈 티샤(Nusrat Imrose Tisha),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Mostofa Sarwar Farooki), 이레쉬 자케르(Iresh Zaker), 사라프 아흐메드 지본(Saraf Ahmed Zibon)

 

 

DIRECTOR

프라사나 비타나게

Prasanna Vithanage

1962년 출생. 영화감독이자 연극 연출가, 영화 교육자로 스리랑카 영화의 3세대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5년 이상 이어온 오랜 영화 경력 동안 스리랑카의 사회 정치적 문제를 다뤄온 그는 첫 장편 데뷔작 <불 위의 얼음>(1992)으로, 17개의 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만월의 죽음>(1997), <8월의 태양>(2003), <하늘에 핀 꽃>(2008), <위드 유, 위드아웃 유>(2012), <태양의 아이들>(2019) 등이 있다.

파라다이스

Paradise, 스리랑카/인도

PROGRAM NOTE 인도의 영화 프로듀서 케사브와 블로거 암리사 부부는 고대 인도의 힌두교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유적을 여행하기 위해 스리랑카에 도착한다. 첫날 여행 중 넷플릭스의 투자 소식을 들은 케사브는 하루빨리 인도로 돌아가려 하는데, 그날 밤 호텔에 괴한들이 습격해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 등을 모두 훔쳐 간다. 이튿날 경찰서로 간 부부는 마을의 실업 상태 젊은이들 중 누가 괴한이었는지 지목하라는 요청을 받는다. 2022년 4월 국가 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현재를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인도인 부부를 주인공으로 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자신의 국가에서도 이등 시민 취급을 받으며 절박한 생존의 문제에 맞닥뜨린 시민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권력에 대해 분노를 쌓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탄탄한 서사로 그려낸다.

CAST 로샨 매튜(Roshan Mathew), 다르샤나 라젠드란(Darshana Rajend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