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재윤이 2024 시카고 마라톤에 도전했다. 42.195km라는 긴 거리를 달리기 위해 그는 수없이 많은 날을 뛰어야 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응원 인파 속을 빠르게 나아가고, 멈추고 싶은 순간을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그는 계속해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승리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오고야 만다. 고층 빌딩 사이로, 잔잔한 물 위를 넘어 거센 바람이 스쳤다. 배우 이재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10월 13일 진행된 시카고 마라톤에 참여해 42.195km를 달렸다. 한강의 속도로 달리던 그는 그날 거대한 미시간호의 속도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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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인 그는 연기만큼이나 운동에 진심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 100> 시즌 2에 출연해 남다른 운동 능력과 집요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주짓수와 크로스핏을 즐기는 그가 마라톤에 도전했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호흡이었다. 단숨에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주짓수와 다르게 장거리 달리기는 긴 호흡으로 천천히 나 자신을 이겨내야 했다. 폭발적인 힘을 내게 했던 근육도 그를 막아서는 장벽이 되었다.

평소 짧은 거리를 가볍게 달리던 이재윤은 20km 이상 뛰며 훈련마다 어제의 자신보다 더 멀리 나아갔다. 즐겨하던 근력 운동을 줄이고, 유산소 위주의 운동에 집중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여정이었다. 아침마다 일어나기 싫은 자신을 이기고, 무거운 몸을 끌고 일어나 신발을 신고, 문밖을 나섰다. 하루하루가 도전이었던 셈이다. 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걸 좋아해요. 값지게 얻는 성취감을 즐기죠”라고 말했다. 순수하고 무해한 웃음을 띤 채로. “원하는 목표가 생기면 그걸 이루기 위해 하나의 습관을 만들어요. 정확하게 몇 시에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원하는 거리를 설정하고 달리는 거죠. 좋은 팁이 있다면 러닝하기 전에 먼저 옷을 입어요. 옷과 양말까지 신고 나면 뛰기 싫어서 옷을 벗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해서 뛰러 나가게 되거든요.”

그가 시카고 마라톤 훈련을 위해 선택한 러닝화는 나이키 페가수스 41. 더 멀리,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해 높은 에너지 반환력을 지닌 제품이다. 그에 맞춰 접지력 또한 뛰어나다. 그는 페가수스 41을 신고 땀을 말 그대로 쏟아질 정도로 흘리며 달렸다. 그만의 뜨거웠던 여름을 보냈다. 

시카고를 찾은 이재윤은 나이키 미디어 라운지 프로그램에 참석해 역대 시카고 마라톤 우승자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미국 육상 선수 갤런 럽(Galen Rupp)을 만났다. 갤런 럽은 토크 쇼를 통해 어떤 도전이든 승리는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과 그 승리를 이루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진 문제를 직시하며 맞서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나이키는 하이퍼아이스와 협작한 웨어러블 리커버리 부츠와 베스트를 공개했다. 나이키X하이퍼아이스 부츠는 발과 발목에 열과 역동적인 압축 마사지로 누적된 피로를 풀어준다. 베스트의 경우, 즉각적인 가열과 냉열이 가능해 어느 환경에서나 체온을 세밀히 조절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 

시카고 마라톤 전날, 이재윤은 프리미엄 러닝 편집숍인 ‘하트브레이커 힐 러닝 컴퍼니(Heartbreak Hill Running Company)’ 매장에서 진행된 나이키 ‘Shake out Run’ 이벤트에 참여했다. 대회 전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한 행사로, 매장에서 시작해 ‘Oz 공원’ 부근을 돌아 5km를 달렸다. 

그는 하트브레이커 힐 러닝 컴퍼니 스토어 안에 있는 ‘나이키 스포츠 리서치 랩’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나이키 스포츠 리서치 랩’은 과학자,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이 개인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운동 능력을 개선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재윤은 자신의 러닝 자세에 대한 분석을 듣고, 더 잘 달리기 위한 방법을 추천받았다.

10월 13일, 오전 6시부터 세계 각국의 러너들이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 모였다. 매섭게 불던 바람은 새벽이 지나고 잠잠해졌다. 출발선에 다가갈수록 이재윤의 얼굴에는 설렘과 즐거움의 빛이 어렸다. 그는 함께 뛰는 참가자들과 응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카고 마라톤 현장의 분위기를 즐겼다. 얼굴 팻말을 들고 그를 기다리던 팬도 있었다. 연신 “경치가 좋네요. 날씨도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고통은 30km 직전부터 시작되었다.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한 번 시작된 통증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더 멀리 달리기 위해 숨을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달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던 중, 34km 부근에서 응원하던 그의 가족을 만났다. 반가운 얼굴을 보고, 그는 다시 속도를 냈다. 4개월간 달려왔던 리듬을 되살렸고, 응원 존에서 건네받은 태극기를 두 손 번쩍 들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4시간 31분 31초의 기록으로 이재윤은 첫 마라톤을 완주했다. 달리는 순간, 명상처럼 그 순간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느껴요. 종아리에서, 허벅지에서 올라오는 고통이 오히려 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죠. 오늘 나를 이겼다는 성취감이 몰려들고요.” 그가 달리기의 매력에 대해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다시 결승선이 보이는 순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지났을 때, 함께 달린 이장섭 코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고요. 너무 울컥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통과하는 순간, 아쉬운 마음이 가장 컸어요. 코치님을 돌아봐야 했는데, 그것조차 잊어버렸죠.” 그는 다음날,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또 다른 여정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