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대란 무엇일까. 오늘날 호스피탈리티는 단순히 숙박과 서비스를 넘어
우리의 감각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역과 관계 맺는 태도부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새로운 방식,
머무는 이를 배려하는 공간의 설계, 숙소 밖 일상과 연결되는 경험까지.
여행과 공간을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라본 9인의 필자가
자신이 경험한 숙소를 떠올리며 오늘날 변화하는 환대의 정수를 이야기했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호스피탈리티의 새로운 기준.


호텔 밖으로 이어지는 여행
지난여름, 도쿄 시모키타자와에 자리한 ‘머스터드 호텔(Mustard Hotel)’에 머물렀다. 투숙객을 지역의 상점과 문화, 일상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마을 호텔’ 실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대도시의 커뮤니티 호텔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모키타자와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로컬의 매력이 남아 있는 동네라는 점도 마음을 끌었다.
머스터드 호텔은 ‘시모키타 센로가이(Shimokita Senrogai)’ 프로젝트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에 이 지역을 지나는 오다큐선(Odakyu Line)을 지하화한 이후 옛 선로 부지를 활용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지역공동체를 이어줄 상업 시설과 문화 공간, 광장 등을 새롭게 조성했고, 머스터드 호텔 또한 그 철학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2층 규모의 낮은 호텔 건물은 나지막한 주택이 늘어선 동네 풍경에 위화감 없이 녹아든다. 객실 디자인은 상당히 심플한 편.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포인트라면 LP 플레이어가 유일한데, 투숙객은 로비에 비치된 3백여 장의 LP 컬렉션 중 원하는 음반을 골라 객실에서 들을 수 있다. 음악과 연극, 빈티지 등 서브컬처의 상징인 시모키타자와를 즐기도록 한 머스터드 호텔의 차별화된 서비스 중 하나다.
‘마을의 숨은 조미료(The Secret Ingredient of a Town)’라는 호텔의 모토대로, 투숙객은 자연스레 단출한 객실 바깥으로 이끌려 나간다. 거리와 맞닿은 창 너머로 들려오는 동네 사람들의 두런두런 말소리와 새소리에 잠을 깨고, 호텔 1층의 로컬 로스터리 ‘사이드워크 커피(Sidewalk Coffee)’에서 주민들과 뒤섞여 커피와 베이글을 먹고, 나란히 자리한 복합 상업 시설 ‘리로드(reload)’를 구경하고, 빈티지 숍과 오래된 극장이 자리한 골목을 탐방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이전에 경험한 도쿄와 판이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단순한 숙박을 넘어 지역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마을 호텔은 ‘진정한(authentic)’ 여행을 경험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표영소 <피치 바이 매거진>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