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드릭 라마가 드레이크의 디스곡 ‘Push Ups’와 ‘Taylor Made Freestyle’에 맞대응하는 디스곡을 발표했습니다.

켄드릭 라마가 쏘아올린 디스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드레이크(Drake) 간에 불이 붙은 디스전의 열기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켄드릭 라마가 2024년 3월 말에 메트로 부민(Metro Boomin)과 퓨처(Future)의 합작 앨범 <WE DON’T TRUST YOU>의 ‘Like That’에서 드레이크와 제이콜(J.Cole)을 언급하면서 디스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는데요. 이후 제이콜은 디스곡 ‘7 Minute Drill’ 발매와 함께 곧바로 켄드릭 라마에게 사과하며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해당 곡을 내렸죠.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힙합 팬들이 원했던 ‘켄드릭 라마 vs 드레이크’라는 본격적인 대결 구도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메인 매치는 켄드릭 라마 vs 드레이크

이후 릭 로스(Rick Ross)는 ‘Champagne Moments’로, 예(Ye)는 ‘Like That Remix’로 드레이크를 디스했는데요. 위켄드(The Weekend)와 에이셉 라키(Asap Rocky) 또한 메트로 부민과 퓨처의 두 번째 합작 앨범에서 디스전에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드레이크가 이에 대한 대응곡 ‘Push Ups’에서 말한 것처럼 ’20 vs 1’ 디스전 구도가 되었죠. 허나, 많은 아티스트들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힙합 팬들은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의 메인 매치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켄드릭 라마가 마침내 드레이크의 디스곡 ‘Push Ups’와 ‘Taylor Made Freestyle’에 대응하는 ‘euphoria’를 2024년 4월 29일에 발표했습니다.


euphoria

켄드릭 라마가 발표한 ‘euphoria’는 10대를 성적 대상화해 논란이 일었던 HBO의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를 의미하는데요. 드레이크가 해당 드라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바가 있기에 제목에서부터 드레이크 저격곡임을 확실하게 드러냈습니다. 켄드릭 라마는 본인이 ‘Like That’에서 말한 것처럼 비트를 세 번이나 스위칭하며 드레이크를 비꼬았습니다.

‘But don’t tell no lie ‘bout me, and I won’t tell truths ‘bout you(하지만 나에 대한 거짓말은 마, 나도 너의 진실을 밝히길 원치 않아)’라는 가사는 켄드릭 라마의 곡 ‘The Heart Part 4’의 가사를 인용한 것으로 해당 곡 역시 드레이크 디스곡이었음을 은연중에 밝혔습니다. 또한, 이는 ‘Push Ups’에서 본인과 아내를 건드리는 듯한 가사에 대한 내용으로 드레이크에게 경고를 내민 격이었죠.


힙합의 상업성 vs 힙합의 예술성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디스전
@champagnepapi(인스타그램)

드레이크와 켄드릭 라마의 대결 구도는 라이벌 구도를 넘어 힙합씬 안에서 늘 대립하고 있는 ‘상업성을 띤 랩 vs 예술성을 띤 랩’ 구도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드레이크는 대중적이면서도 상업성을 추구한 음악으로 엄청난 부를 손에 쥔 반면, 켄드릭 라마는 힙합 문화를 리스펙하며 예술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앨범으로 명예를 거머쥐었죠.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디스전
@jojoruski(인스타그램)

켄드릭 라마는 드레이크가 매일같이 공연하며 번 랩 머니를 무시하는 라인으로 그의 상업 음악을 비꼬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드레이크의 고스트 라이터들을 의미하는 듯한 가사와 ’20 vs 1’이 아닌 ‘1 vs 20’이라며 그의 대필 논란을 되짚었죠.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디스전
@jojoruski(인스타그램)

앞서 드레이크는 AI 기술로 스눕독(Snoop Dogg)과 세상을 떠난 투팍(2Pac)의 목소리를 구현해 ‘Taylor Made Freestyle’로 켄드릭 라마를 디스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가 있죠. 이 때문에 드레이크는 투팍의 유가족에게 고소를 당할 위기에도 처했었는데요. 이처럼 하입에 눈이 먼 드레이크를 ‘캐나다 자식이 무덤에서 투팍을 꺼내게 할 바에는 차라리 너와 짜고 이 판을 만들었다고 할까 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책임감 비난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디스전
@champagnepapi(인스타그램), 드레이크의 아들 아도니스

켄드릭 라마는 우지(Uzi)와 에녹(Enoch)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드레이크 또한 아도니스(Adonis)의 아버지입니다. 아도니스는 2018년에 푸샤 티(Pusha T)가 드레이크의 숨겨진 아들에 대해 폭로한 ‘The Story of Adidon’를 계기로 세상에 밝혀진 드레이크의 아들이죠. 켄드릭 라마는 드레이크의 아픈 과거를 다시 들추며 ‘내게는 키울 아들이 있어, 물론 넌 다 팽개친 것 같은데. 아침에 아이들을 깨우는 것, 물론 넌 그런 적 없는 것 같은데. 아이들을 기도시키는 것, 넌 그런 적 없는 것 같은데’라고 드레이크가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도덕과 진실함, 규칙을 가르쳐야 하는 아버지의 덕목을 전혀 수행하지 않는다고 비추는 가사는 드레이크의 과거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난 그냥 네가 싫어’

미움이라는 감정에 때로는 이유 없는 미움도 존재하죠. 이는 서로의 앙금에 대한 두 아티스트의 디스에서도 묻어 나오는데요. 드레이크가 ‘Push Ups’에서 켄드릭 라마의 작은 키와 작은 발 사이즈로 공격했다면, 켄드릭 라마는 ‘난 그냥 네가 싫어’라는 뉘앙스의 라인으로 다소 유치한 디스를 이어나갔습니다. 켄드릭 라마는 ‘난 네가 걷는 방식도, 말하는 방식도 싫어. 네가 옷 입는 방식도 싫어’라며 1차원적인 라인으로 드레이크에 대한 환멸을 뱉어냈죠.

켄드릭 라마가 드레이크를 디스한 ‘euphoria’ 이후 드레이크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가소롭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과연 점차 뜨거워지는 디스전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