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여자친구’의 멤버 신비, 소원의 포트레이트에 톡톡 튀는 색채와 선명한 라이팅을 투영해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끌어낸 <마리끌레르> 3월호 뷰티 화보.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이 이미지를 찍은 사진가는 바로 정성원이다. 사실, 그는 아직 패션계에서 유명한 포토그래퍼는 아니다. 그러나 매체나 브랜드의 크고 작은 사진을 두루 찍으며 차곡차곡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그가 찍은 아티스틱한 풍경 사진. 특히 2007년 아시아를 대상으로 엡손에서 주최한 사진전에서 수상한 대나무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사진의 복제가 화두로 떠올랐던 시기였어요. 직접 찍은 대나무 사진을 국내 무형문화재 장인이 닥나무를 숙성시켜 만든 한지에 프린트했죠. 그 결과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이미지가 탄생한 거예요.” 평소에도 사진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모델 최소라의 신인 시절 그녀의 매혹적인 몸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표현한 누드 사진도 꽤 흥미롭다. “마리오 테스티노의 사진을 좋아해요. 세지 않지만 생동감 있으면서도 누구보다 자신만의 아우라를 아름답게 발현해내거든요.” 정성원의 색이 진하게 묻어나는 사진을 기대해본다.
정성원은 그야말로 ‘사진’ 자체를 사랑하는 포토그래퍼다. 파인아트와 뷰티, 패션 등 상업 사진 사이의 간극을 잘 융합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는 사진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