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RY NIGHT
“리젠트 스트리트는 글로벌한 장소인 동시에 화려하고 럭셔리합니다. 이 매장에서 소비자들은 마이클 코어스의 모든 컬렉션 라인을 한곳에서 쇼핑할 수 있죠. 리젠트 스트리트는 우리 브랜드의 DNA가 담긴 장소라는 점에서, 유럽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의 위치로 완벽합니다.” 런던을 방문한 마이클 코어스의 말이다. 지난 6월 22일, 런던 최대의 번화가 리젠트 스트리트로 전 세계의 패션 피플이 모여들었다. 마이클 코어스의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축하하는 칵테일파티가 열렸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도착했을 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런던을 상징하는 일러스트로 장식한 윈도 디스플레이.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클림 에버든(Clym Evernden)과 손잡고 특별히 선보인 다양한 일러스트들은 파티가 열린 매장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이곳은 기존 마이클 코어스 매장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다. 우아하고 클래식한 건물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인테리어를 세련되고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했는데, 브라운과 그레이 컬러가 어우러진 따뜻한 우드 소재와 세련된 글래머러스를 표현한 반짝이는 소재의 조화가 돋보였다.
총 3개 층으로 구성된 매장은 칵테일파티를 즐기는 톱 모델과 패션 인플루언서로 가득 찼다.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과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모두 볼 수 있는 0층과 1층은 샴페인 잔을 들고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거나, 매장을 둘러보는 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그중에서도 맨즈 웨어 컬렉션의 전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 지하 1층은 섹시한 F1 드라이버 젠슨 버튼을 필두로 포켓볼과 듀크스 바(Duke’s Bar)의 마티니를 즐기는 스타일리시한 남자들이 모여 들어 특히나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기네스 팰트로, 조앤 콜린스, 솔란지 놀스, 제시카 차스테인 등 마이클 코어스의 각별한 친구이자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파티의 열기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이클 코어스는 “나에게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패션 도시 중 하나이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소비자에게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과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곳에 새롭게 오픈해 매우 기대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SPEED MEETS STYLE
마이클 코어스가 런던을 찾은 또 하나의 이유! 바로 포뮬러 1 챔피언인 맥라렌 혼다와의 파트너십 체결 때문이다. 런던 나이츠브리지에 자리 잡은 맥라렌 쇼룸에서 이를 공표하는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와 CEO 존 아이돌, 맥라렌 혼다의 CEO 론 데니스, F1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와 젠슨 버튼이 한자리에 모여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마이클 코어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스타일과 스피드의 만남”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것이 바로 마이클 코어스와 맥라렌 혼다라는 브랜드의 DNA라며 “두 브랜드 모두 에너지, 세련됨, 자신감 같은 요소들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코어스는 공식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로서 맥라렌 혼다 MP4-31 레이싱카와 드라이버의 재킷에 브랜드 로고를 새겨 넣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진정 스피디한 젯셋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남성의 이미지(세계적 무대에서 성공한 세련된 남성)를 다시금 강조하게 된 것.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축하하기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가죽 재킷도 출시했다. 재킷에는 마이클 코어스와 맥라렌 로고가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각각의 재킷에는 한정 수량임을 알리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단 50점만 생산된 남성용 가죽 재킷은 마이클 코어스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한정 판매된다.
INTERVIEW
이번 2016 F/W 컬렉션은 레트로 무드와 화려한 디테일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이번 시즌 영감은 어디에서 받았나? 이번 시즌에는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했다. 톰보이 스타일부터 극도로 글래머러스한 스타일, 그리고 그 둘의 조합까지.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자신감을 가졌으면 했다. 이번 컬렉션을 디자인할 때, 지금까지 내 작업에 영감을 준 모든 여성이 머릿속을 스쳐 갔는데, 특히 지난 35년 동안 나의 뮤즈였던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리 래지윌(Lee Radziwill)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오랜 기간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어떻게 꾸준히 크리에이티브할 수 있는지,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행이다. 출장으로 혹은 휴가로 가는 여행 그리고 세계 곳곳의 거리에 서 있는 것.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게 영감을 주는데, 그중에서도 팝 컬처를 좋아한다. 극장에 가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조금은 평범하게 들린다. 나는 무척 현실적인 사람이다. 판타지를 원한다면 나는 적합한 디자이너가 아니다. 내 고객은 매우 바쁘고 활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그들은 글래머러스함을 추구한다. 내 친구이자 여배우들은 종종 파티나 행사에 뭘 입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에게 사진을 보내는데, 그럼 나는 바로 전화해서 “어떤 걸 입었을 때 더 편한데?”라고 물어본다. 나는 무조건 입었을 때 더 편안한 옷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편안한 옷을 입었을 때 그 사람이 더 예뻐 보이니까 말이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일종의 관음증처럼? 패션 관음증! 여기 런던에는 지팡이를 펼치면 작은 의자로 변하는 신기한 물건이 있다. 그걸 하나 사서, 번잡한 지하철 같은 데서 펼쳐놓고 앉아 사람들만 계속 관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가끔 농담을 한다.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숨어서. 그냥 그렇게 관찰하는 게 참 좋다. 거리는 훌륭한 정보가 넘치는 곳이다. 지난번엔 상하이에서 열여덟 살 정도 돼 보이는 어린 여성이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지나가는 것을 봤다. 바로 사진을찍었더니, 같이 온 사람이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묻더라. 아마 아시아 사람이 아닌 이들은 열이 면 열 모두 “동양 사람은 노란색 옷을 안 입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입지 않았나. 노란색을 두려워하지 않는 동양 여자아이! 자기만의 패션 규칙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인스타그램도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지 궁금하다. 당연하다. 패션쇼를 위한 작업을 하는 것도 물론 좋아하지만, 더 재미난 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걸친 것들을 보고, 무엇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35년간 디자인을 해오면서, 패션산업의 수많은 변화를 몸소 겪어왔을 것이다. 패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반영하고 있기에, 항상 변화가 따르기 마련이다. 변화는 항상 필요한 것이고, 늘 기꺼이 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패션은 절대 지루하지 않다. 이렇게 빨리 세상이 변하고 있지 않다면 아마도 나는 무척 심심했을 것이다. 변화가 있을 때가 흥미로운 때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한다. 내가 처음에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내게 국제 무대가 어디였는지 아나? 바로 토론토였다. 그때 내 머릿속엔 토론토가 유일한 국제 무대였다!(웃음)
2016 F/W 컬렉션이 끝나자마자, 쇼에서 선보인 제품들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내가 느끼기에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추구할 때가 있다. 미리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뭘 보는 순간 갖고 싶다고 즉각 반응을 보이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또 예측과 기대에 대한 즐거움도 존재한다. 기대하고 고대하고 꿈꾸는 것과 폰을 들여다보면서 뭔가를 당장 가지고 싶은 충동,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고 싶었다. 이게 요즘 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마이클 코어스와 어울리는 여성상은? 마이클 코어스의 고객은 나이를 초월하고 국적을 초월하고, 아마도 사이즈를 초월한다고 볼 수 있다. 키가 매우 큰 고객도 생각하고 통통한 체격의 고객도 고려하니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 고객은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알고 뭘 걸쳐야 할지도 안다. 패션을 사랑하지만 패션이 자신의 일상을 압도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또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척척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할 일은 그들의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돕는 일이다. 예를 들어 케이트 허드슨이나 기네스 팰트로 같은 내 친구들은 무척 바쁘다. 여배우이면서 아이가 있고 사업도 운영한다. 그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생활하지만, 늘 쉽게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런 여성들을 ‘글래머러스 저글러(glamorous juggler)’라고 부른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등 서로 다른 나라에 사는 여성들이 같은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참으로 흥미로운 점이다. 내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우리는 모두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스마트폰 덕분에 서로 조금씩 훔쳐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내가 세린느의 디자이너였던 1990년대만 해도 파리에서 내가 지나치게 ‘미국 사람’처럼 보여서 걱정했었다. 파리지앵은 모두 정중하고 세련된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이 생기면서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마이애미에서 부츠를, 모스크바에서 샌들을 팔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날씨도 미쳤고, 사람들이 대륙을 건너 여행을 하니까 가능한 현상이다. 패브릭도 그렇다. 1년 내내 같은 패브릭을 사용할 수 있다. 당신이 가진 드레스를 하나 떠올려보라. 추우면 풀오버를 하나 더 입으면 되고, 타이츠를 신고, 부츠를 신으면 된다. 이런 게 요즘 사람들이 옷 입는 스타일이다.
당신이 젯셋 라이프를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가? 옛날 사람들은 매우 느린 삶을 살았다. 하지만 요새는 모두가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아니, 움직일 필요도 없다. 기기 하나로 세계와 연결되어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으니까. 내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세련된 스타일과 취향을 가지는 것은 대도시에 살고, 돈도 아주 많아야 하고, 나이도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작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패션에 관심만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마이클 코어스를 생각하면 액세서리가 먼저 떠오른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캐주얼한 삶을 산다. 기네스 팰트로도 직접 아이들을 등하교시킨다. 그녀의 일상도 언제나 레드 카펫은 아니라는 말이다. 컬렉션 전체를 디자인할 때도 희열을 느끼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룩 체인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바로 액세서리다. 멋진 선글라스, 멋진 시계, 멋진 주얼리는 캐주얼한 차림을 단번에 글래머러스하고 화려한 룩으로 변신시킨다. 젯세터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편한 복장으로 비행기를 타지만 내릴 때 멋진 재킷과 토트백, 선글라스만 걸치면 누구나 금방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가 될 수 있지 않은가.
당신의 옷을 입은 아름다운 셀러브리티들과 함께 레드 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을 종종 본다. 레드 카펫에 서는 걸 즐기는 편인가? 눈부시게 아름답고 근사한 수많은 여성을 만나는 것. 그것이 내 직업의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 나는 그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며, 그들이 더 화려해 보이고, 본인 자신도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일이 참 좋다.
반면 당신은 늘 블랙 재킷에 티셔츠나 화이트 셔츠를 입고, 애비에이터 선글라스를 쓴다. 나는 이 스타일이 캐주얼해 보이면서도, 격식을 차린 듯한 느낌을 동시에 주기 때문에 좋아한다. 또 세계 어느 곳, 어떤 자리에도 어울린다. 나는 앞서 말했듯이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스타일링을 즐긴다. 애비에이터 선글라스나 시계를 바꿔서 스타일링하곤 하는데, 앞으로 계절이나 분위기에 맞게 슈즈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올해 한국에 마이클 코어스 코리아가 출범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한국 소비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브랜드의 이미지는? 마이클 코어스라는 브랜드를 정의하는 일은 항상 흥분된다. ‘글래머러스 스포츠웨어’ ‘젯셋 라이프스타일’ ‘에브리데이 럭셔리’. 이게 바로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