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베어

더퀸라운지의 초대로 방한한 디자이너 제니퍼 베어.

제니퍼 베어(Jennifer Behr)의 헤어피스가 낯선 한국 독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뉴욕 베이스의 ‘럭셔리(!)’한 헤어피스 브랜드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주로 사용하며, 최고급 실크 소재 꽃잎은 핀셋으로 하나하나 둥글게 말아 볼륨을 주기 때문에 원래의 오브제와 최대한 가까운 모습이 완성된다. 모든 공정은 맨해튼과 브루클린에 있는 작업실에서 진행된다.

유독 헤어피스에 매료된 이유가 궁금하다. 머리 위를 장식하는 주얼리란 개념 자체가 쿨하지 않은가! 헤어 액세서리를 본격적으로 디자인한 건 지금으로부터 딱 11년 전이었다. 당시엔 헤어피스 마켓이 매우 좁았기 때문에 유행에 맞는, 매력적인 헤어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헤어 액세서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헤어피스는 오브제만 놓고 봤을 때와 실제로 머리에 착용했을 때의 느낌이 전혀 다르다. 예를 들면, 꽃잎을 어느 방향에 몇 개 세팅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되기 때문에 디테일 하나하나를 선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최근 컬렉션의 모티프는 무엇인가? 자연의 오브제를 아름답게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야생의 세계는 불완전함 그 자체로 위대하지 않나. 이를 모방하고 싶었다.

요즘 한국에선 셀프 웨딩과 스몰 웨딩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부들이 헤어피스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다. 제니퍼 베어의 헤어피스가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많은 예비 신부들이 미니멀한 웨딩드레스에 포인트로 매치하더라. 그래서 브라이들 컬렉션이 별도로 구비되어 있다. 헤어 액세서리 하나만 잘 선택해도 감각적인 브라이들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한국 여성들에겐 크리스털 장식 아리엘(Arielle) 헤어밴드나 로맨틱한 포도 덩굴 모양 화관을 추천하다.

국내 웨딩 액세서리 편집숍 ‘더퀸라운지’의 초대를 받아 한국에 왔는데 숍을 둘러보니 어떤가? 다른 디자이너의 액세서리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적으로 더퀸라운지처럼 많은 헤어피스를 바잉한 부티크가 드물다. 이토록 많은 디자이너들의 아카이브를 한 공간에 모아놓은 것을 보니 감격스럽다. 미리암 하스켈의 제품은 우리와 전혀 다른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어 좋아한다.

제니퍼 베어의 스타일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 레이블을 하나만 꼽는다면? 모니크 륄리에의 가운. 그녀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진행했다.

 

지금까지 많은 패션 브랜드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무엇인가? 2011 F/W 시즌 펜디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위해 헤어밴드를 제작했는데 만족스러웠다. 레이디 가가와 합작한 드라마틱한 아이템들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토록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는데, 실제로 당신에게 디자인의 영감을 준 인물은 누구인가? 알버 엘바즈. 동시대 디자이너보다 오래돼 잊힌 디자이너들의 보석 같은 빈티지 제품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헤어피스를 착용하는 것을 봤다. 마지막으로 당신만의 스타일링법이 궁금하다. 정해진 규칙은 없으니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평소 스타일에 제니퍼 베어의 헤어피스 하나만 추가하면 되는 거다. 전혀 어색하지 않을 테니 도전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