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쁘띠주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2013년 내가 남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피렌체에서 시작한 컨템퍼러리 핸드백 브랜드다. 다채로운 색과 기하학적인 실루엣, 독특한 소재가 어우러진, 톡톡 튀면서도 우아한 핸드백을 선보이고 있다.
핸드백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흥미롭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에 패션업계에서 직접적으로 일한 경력이 없다. 어느 날 밤, 레고 블록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오래된 핸드백에 ‘LOVE’라는 글자를 만들어 붙여봤다. 그 가방을 메고 나갔을 때 놀랍게도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내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패션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5백 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왜 레고 블록인가? 비비드한 색감과 독특한 형태 때문이다. 처음 가방을 만들 때는 막연히 레고 블록이 고루한 가방에 재미를 더해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새로운 소재를 고르고 사용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레고 블록처럼 가방에 유니크하면서 시선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더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온 가족이 패션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들었다. 맞다. 남동생과 함께 레쁘띠주르를 론칭해 나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맡고, 동생이 비즈니스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부모님은 이탈리아에서 럭셔리 패션 편집 매장을 운영하셨는데, 어린 시절 상품을 바잉하는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접하고 관찰한 것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피렌체에서 가장 럭셔리한 쇼핑가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렇게 단시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 마치 축복받은 기분이랄까? 3년 전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우리 집 거실에서 일했으니 말이다.
피렌체의 유서 깊은 풍경을 직접 마주하니, 이토록 유니크하고 팝한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는지 더욱 궁금하다. 오래된 예술 작품과 장인들의 작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는다. 조금 더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내게 영감을 준여러 나라의 문화를 바탕으로 여행 일기를 쓰고 있는데, 각 곳의 고유한 색과 액세서리, 패턴 등을 눈여겨보고 디자인에 반영한다.
새롭게 선보인 2017 S/S 컬렉션에선 레고 블록 외에 다른 소재도 눈에 띈다. 나는 늘 다양성을 추구한다.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싶기 때문에, 하나의 테마를 정하는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포괄적인 주제를 선택한다. 2017 S/S 시즌 컨셉트는 ‘경이로움(Wonder)’과 ‘마법(Magic)’인데, 우리의 고전적인 재료들을 재해석하는 것으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정교한 토스카나 가죽은 갖가지 프린트와 거울 같은 마감으로 재탄생했고, 호화로운 비즈와 스터드 장식은 가방에서 튀어나올 듯한 입체적인 방식으로 표현됐다. 우리의 시그니처 블록 역시 메탈릭한 버전으로 변신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피렌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함께 레쁘띠주르는 새로운 장을 시작하게 됐다. 우리는 새로운 분야로 카테고리를 넓혀 나가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내가 슈즈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