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ROKH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성복 브랜드 로크를 이끄는 디자이너 황경록. 최근 2017 봄⋅여름 시즌으로 두 번째 컬렉션을 발표한 그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디자인 대학에서 석사를 마치자마자 피비 필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셀린느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시작했다. 로크의 두 번째 시즌은 다양하게 변주한 트렌치코트와 테일러드 재킷이 눈에 띄는데 남성복으로 학사 졸업 후 여성복으로 석사과정을 마쳐서인지 고전적인 테일러링을 바탕에 두고 남성 디자이너 시각으로 여성미를 포착하는 데 재능을 보인다. 언뜻 봐도 단단해 보이는 만듦새에 실크와 비스코스, 면을 아우르는 우아하고 다양한 소재, 절개가 아름다운 소매와 변형해 입을 수 있도록 옷 내부에 넣은 단추와 끈이 흥미롭다.

 

ANTWERP

KIM MEE HYE

고급 주얼리 브랜드 ‘KIM MEE HYE’의 디자이너 키미 그랭구아르(Kimy Gringoire)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벨기에에서 자랐다. 김미혜는 그녀의 한국 이름. 2017년 봄⋅여름 시즌에 새로 선보인 ‘포이어(Foyer)’ 컬렉션은 신체의 한 부분에 하나의 새로운 층을 더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첫 시도는 ‘귀’인데, 컬렉션을 만들면서 각각의 아이템이 액세서리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강구했다. 그녀의 주얼리는 직선과 곡선처럼 단순한 형태가 주를 이루지만, 스윙스윙 이어링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이아몬드 디테일이나 인게이지먼트 크로스 펜던트 속에 숨은 다이아몬드처럼 이중적인 요소가 돋보인다.

 

SEOUL

LOW CLASSIC

로우클래식을 만드는 이명신은 서울에 기반을 둔 젊은 디자이너 중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겨온 인물이다.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제외한 패션 브랜드가 플래그십 매장 위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무니까. 에릭 로메르의 영화 <봄 이야기(Conte de Printemps)속 소녀에게 영감 받은 2017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은 이루지 못할 사랑의 아쉬움, 설렘과 그리움을 담아냈다. “프랑스의 사랑스러운 감성들이 주제였어요. 자개를 단 두꺼운 벨트, 로 웨이스트의 풍성한 드레스와 치켜세운 청바지, 목선을 깊게 판 니트 상의 등 영화 속 소녀의 옷차림에 영향을 받았죠.”

 

 

BERLIN

PLYS

플라이스는 니트웨어를 중심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유니섹스 패션 레이블이다. 뜨개질 한 올을 겹쳤다는 의미의 복수형 단어, ‘plys’라는 이름처럼 아주 선명한 색을 지닌 니트웨어를 만든다. 기성 니트웨어 브랜드와 달리 색감과 그래픽 요소 등을 과감하게 믹스 매치한 점도 특징. 플라이스의 디자이너 이승준은 잘 만든 니트웨어가 지닌 의미를 알고 있다. 2017 봄⋅여름 시즌을 앞두고 그는 열두 살부터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여러 치료를 시도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컬렉션을 준비했다. “‘뉴로피드백’이라는 뇌파 치료를 오래 받았는데 그때 본 컴퓨터 그래프와 도구들이 인상 깊게 남았어요.  또 저를 항상 자극한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패키지 디자인과 그래픽을 티셔츠 시리즈에 응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