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에 속속 걸리기 시작한 크고 봉긋한 어깨, 미러볼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메탈릭 텍스처로 치장한 옷에 그만 시선을 빼앗겼는가? 그렇다면 마음을 좀 더 열고 이 매력적인 트렌드를 맞이하시라. 올봄이야말로 금의환향한 1980년대 스타일을 놓치기 아까운 때이니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시즌 가장 센세이셔널한 컬렉션을 선보인 뎀나 바잘리아의 두 번째 발렌시아가 컬렉션엔 근사하기 이를 데 없는 1980년대의 멋이 몽땅 담겼다. 크고 각진 파워풀한 어깨는 물론이고, 몸을 타고 흐르는 네온 컬러의 드레시한 셔링 블라우스, 궁극의 페티시즘을 담은 스판덱스 펜타 슈즈가 가득하지 않나.
또 안토니 바카렐로와 함께 하우스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은 생 로랑은 어떤가? 이브 생 로랑 아카이브를 재해석한 메탈릭 퍼프소매 드레스와 블랙 레깅스, 길다란 샹들리에 이어링 등은 과감하고 흥겨운 시대의 무드를 동시대적으로 환골탈태시켰다. 물론 꽤 용기를 요하는 이 강력한 유행을 선뜻 수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빈티지한 커다란 주얼 브로치, 엄마의 옷장에서 찾아낸 먼지 쌓인 와이드 라펠의 오버사이즈 재킷, 반짝이는 소재의 백과 슈즈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1980년대 트렌드에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