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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위잉위잉. 서울의 공기에 빨간 불이 켜졌다. 비교적 너그러운 한국 환경공단의 기준과는 달리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이젠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상당히 나쁨’과 ‘최악’을 오락가락하는 상태. 잠깐 사이에 서걱서걱 묻어나는 먼지를 보고 놀라 일회용 마스크를 대량 주문했다. 지난 해엔 최대한 스타일을 구기지 않는 블랙, 그레이 등 컬러 위주로 고른 면 소재의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면, 올해는 미세먼지 입자 차단 정도를 나타내는 KF 마크와 지수를 깐깐하게 따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식으로 매년 되풀이되다간 2018년의 우리가 마트에서 생수를 구매하듯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것이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 될지도 모르는 터. 불행히도 그런 미래가 오게 된다면 힙한 레이블의 로고가 박힌 마스크가 출시되진 않을까? 과거 런웨이에서 목격했던, 그때는 웃어 넘겼지만 지금은 다른 마음으로 보게 되는 런웨이 룩을 추려 보았다.

 

1단계  미세먼지 보통

이왕 써야 하는 거라면 마스크도 예뻤으면 좋겠다. ‘한밤중에 꽃이 피어나는 숨막힐 듯한 순간’을 레이스 페이스 마스크로 표현한 마샤 마 2014 F/W 컬렉션을 참고하면 어떨까.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모티프를 얻은 한니발 렉터 마스크를 선보인 가레스 퓨의 2016 F/W 도 기억에 남는 쇼 중 하나.

 

2단계  상당히 나쁨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여기에 꽃가루까지 날리면 답이 없다. 눈, 코, 입을 모두 봉쇄하고 싶어지는 날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얼굴 그래픽이 그려진 줄리앙 다비드의 페이스 커버,  90년대부터 얼굴 감추기 내공을 쌓아온 메종 마르지엘라, 이상하고 기묘한데 매력있는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코뿔소 마스크.

 

3단계 ☠ 최악

미세먼지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산소통을 매달아야 할 정도로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시스루 룩이 주특기인 아이린 루프트의 올인원 헤드피스와 지안프랑코 레니의 방독면 마스크가 절실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