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대한 디자이너의 집착은 옷의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다. 봉긋하게 솟은 퍼프 숄더, 가녀린 어깨를 훤히 드러낸 오프숄더에 이어 눈여겨볼 라인은? 바로 한쪽 어깨를 드러낸 ‘원숄더’ 실루엣이다. “올 여름엔 한쪽 어깨만 노출하면 돼요. 원숄더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오프숄더죠. 어깨뿐 아니라 한쪽 소매를 아예 없앤 원 슬리브 역시 예뻐요.” 더맨리펠러를 운하는 블로거 린드라 메딘의 말처럼 올여름엔 한쪽 팔과 어깨를 과감히 보여줄 용기가 필요하다.
원숄더 스타일로 요염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생 로랑과 지방시의 컬렉션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생 로랑 쇼 후반부에 미카 아르가나라즈가 입고 등장한 마이크로 미니 보디 콘셔스 드레스는 더없이 섹시했으며, 여성의 섹슈얼한 매력을 부각하기 위해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가 야심차게 선택한 키 룩 역시 지오메트릭 프린트를 앞세운 원숄더 미니드레 스니까. 원숄더 룩으로 힙한 스트리트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이자벨 마랑 쇼에 그 표본이 있다. 1980년대풍 레트로 룩을 감각적으로 변주하며 유독 어깨에 집중했는데, 특히 커다랗게 부풀린 듯 각진 어깨와 한쪽 팔을 훤히 드러낸 원 슬리브 라인을 내세웠다. (가슴만 겨우 가린 러플 소매 크롭트 톱에 플레어 팬츠를 입은 여인들의 포스란!) 몬세의 디자이너 듀오 역시 클래식한 핀스트라이프 프린트 맨즈 셔츠의 어깨 라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커팅해 재미를 줬다.
어깨를 노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크리스토퍼 케인 처럼 벌키한 카디건을 활용해보길. 얇은 스파게티 스트랩 슬립 드레스에 헐한 카디건을 한쪽 어깨가 축 늘어지게 걸치면 묘하게 관능적이니까. 그러나 뭐 어떤가. 이번 여름 제 2의 오프숄더라 찬양하며 원숄더를 외치는 패피들과 디자이 너들이 이렇듯 넘치니, 한쪽 어깨쯤은 쿨하게 드러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