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라프 시몬스의 캘빈 클라인 컬렉션이었다. 목 끝까지 단추를 잠근 포켓 셔츠와 똑 떨어지는 팬츠 룩이 블루, 레드, 화이트 컬러와 데님 버전으로 줄지어 등장하자 모두가 워크웨어 스타일이 돌아왔음을 직감했으니까. 하늘하늘한 롱스커트와 러플 장식 드레스 틈에서 시선을 압도한 디올의 데님 룩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동그란 단추와 스티치를 수놓은 빳빳한 데님 보일러 수트는 워크웨어 트렌드에 힘을 싣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랄프 로렌의 매끈한 실크 버전과 발리의 벨벳 버전 보일러 수트까지 보고 나면 보일러 정비공의 작업복이 이토록 멋졌나 싶다.
작업복 형태를 그대로 반한 점프수트 외에도, 팬츠 안에 셔츠를 집어넣어 보일러 수트처럼 연출한 스타일 또한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캘빈 클라인은 물론 발렌시아가의 드라이빙 셔츠와 팬츠, 로에베와 이자벨 마랑의 레더 투피스, 끌로에의 체크 앙상블과 더 로우의 크림색 울 셔츠 등등 점프수트보다 포멀한 데다 워크웨어라고 정의하기엔 차분한 느낌의 룩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모던하게 변주한 작업복 트렌드에 동참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우선 포켓과 단추가 큰 셔츠를 고를 것, 단추는 빠짐없이 전부 채울 것, 허리선이 낮은 힙 슬렁 팬츠를 선택할 것, 그리고 디올 컬렉션을 참고해 두툼한 스트랩이 달린 크로스 보디 백으로 포인트를 줄 것. 올가을 여자들의 낮과 밤을 함께할 워크웨어 룩을 연출하는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