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A-PORTER FOR OCEAN
휴양지의 푸른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를 보고 탄식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 다. 온라인 베이스의 럭셔리 리테일 숍 네타포르테는 생태계 보존을 돕는 환경보호 자선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파트너십을 맺고, 바다의 취약성과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유명 사진가 마리오 소렌티와 협업해 더욱 관심을 모은 이 프로젝트는 다른 환경문제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던 해양 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감각적으로 불러일으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중. 그뿐만 아니라 네타포르테는 해양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오션 플라스틱(Ocean Plastic®) 소재의 아디다스 × 팔리 디럽트 스니커즈를 론칭하고 독점 판매 중이니, 패션을 통해 해양 보호에 동참하고 싶은 이들에게 훌륭한 해답을 준 셈이다.
STELLA McCARTNEY FOR NATURE
동물 가죽과 모피 사용에 반대해온 대표적 패션 비거니스트 스텔라 매카트니는 숲을 배경으로 한 새 시즌 화보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지구와 숲을 보호하는 NGO 단체인 @canopyplanet과 함께 일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패션 산업이 비스코스 같은 소재를 만들기 위해 매년 1억5천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베어버린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스텔라 매카트니의 비스코스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보장된 숲에서 만들어진다는 건 중요한 점이죠.” 그녀는 또한 동물 보호 단체 페타, 유기견 보호 단체 캐피털과 함께 비동물성 울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제 여성 폭력 추방 운동인 화이트 리본 캠페인의 지지자이기도 한스텔라 매카트니의 흔들림 없는 디자인 철학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KATE SPADE FOR LONERS
얼마 전 케이트 스페이드의 자살 소식이 패션계를 뒤흔들었다. 그녀의 톡톡 튀던 캐릭터와 희망적인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충격은 그녀가 활동하던 뉴욕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졌고, 오랜 시간이 지나 담담할 줄 알았던 알렉산더 맥퀸의 이름까지 다시 언급 되며 패션 마니아와 관계자들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브랜드는 비통해하는 대신 세상에 아름다움을 전파하고자 했던 케이트 스페이드에게 경의의 뜻을 표했다.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 재단을 통해 자살 예방과 정신건강 의식 재고 운동에 1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 이 덕분에 명랑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우울증 치료도 받지 않았다는 그녀와 달리 뉴욕의 내일은 조금 더 밝아질 전망이다.
BALENCIAGA FOR HUNGERS
이번 시즌, 잘나가는 힙합퍼나 그럴듯한 건축가 대신 발렌시아가가 선택한 협업 파트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식량 후원 단체인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브랜드는 컬렉션 공개와 함께 WFP에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밝히며 낯선 로고에 의아해하던 이들을 이해시켰다. 엉뚱하지만 사려 깊은 뎀나 바잘리아가 아니면 또 누가 이런 생각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패션계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가 보여준 선의는 금세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쿨한 제품을 구매하기만 하면 전 세계의 굶고 있는 아이들에게 수익금의 일부가 전달된다고 하니, 착한 일을 이보다 감각적으로 행하는 브랜드는 쉽게 찾기 힘들 듯.
ASOS FOR ANIMALS
영국 베이스의 온라인 스토어 아소스는 최근 동물에서 유래한 캐시미어와 모헤어, 실크, 깃털, 뼈, 치아를 사용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8백여 개의 브랜드를 유통하며 규모만큼 큰 영향력을 지닌 아소스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소비자와 동물 애호가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동물 보호 단체 페타(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PETA) 역시 “이것이 바로 동물을 위해 당신이 만든 변화다”라며 공식적인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듯 동물 해방을 향한 패션계의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부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길.
PATAGONIA FOR FAIR TRADE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 팀’을 꾸리고 환경보호에 힘써왔다. 지금까지 환경 단체에 후원한 금액만 해도 약 9천만 달러에 이를 정도. 그런 파타고니아가 2014년 공정무역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전체 제품의 38%를 공정무역으로 생산해온 데 이어 공정무역을 내세운 스윔수트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이에 대해 브랜드가 “파타고니아는 공정무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면받기 쉬운 생산 노동자들의 부당한 임금이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가장 먼저 강조한 부분은 전 제품을 미국 공정무역협회에서 인증받은 공장에서 제작한다는 점. 패션업계의 제3세계 노동 착취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이 시점에 파타고니아의 행보는 분명 주목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