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제르마니에라는 이름이 아직 낯설다. 당신의 브랜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제르마니에(Germanier)는 지속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브랜드다. 우리는 패션이 지속 가능한 방향을 추구하면서도 관능적이고 화려하며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자마자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 당신을 패션계의 슈퍼 루키라 부르는데, 이토록 사랑 받는 비결이 무어라고 생각하나? 열심히 일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패스트 패션의 영향으로 ‘공들여 만든 옷’을 바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 신진 디자이너로서 쿠튀르에 가까운 패션을 지향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평소 정교함과 고급스러움에 예민한 편이라 브랜드 역시 자연스럽게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 패션계가 잠시 잊고 있던 ‘럭셔리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옷’에 주목하도록 주의를 환기하고 싶었다. 한 가지 이유를 더 들자면 내가 언제나 사람들의 일률적인 기대에 반하게 행동하고 싶어 하는 편이기도 하고.
재고 소각부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까지 환경문제는 패션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제르마니에가 친환경적 생산 방식을 이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모든 재료를 남기지 않고 쓰고, 실패로 여길 법한 결과물에서도 숨은 가치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제르마니에의 옷에 쓰이는 원단과 비즈는 모두 버려지거나 업사이클링한 것이다. 이번 시즌 룩 역시 버려지는 패브릭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 패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환경 친화적 패션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언가?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 입학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을 때, 나는 그야말로 빈털터리 상태였다. 학교에 가려면 과제를 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그래서 이불 커버를 뜯어서 옷을 만든 일이 발단이 되지 않았나 싶다. 크리스티나 딘, 오솔라 델카스트로처럼 업사이클링의 대가로 추앙받는 여성 디자이너들을 향한 관심도 영향을 미쳤을 테고.
케빈 제르마니에(Kevin Germanier)의 인간적인 면면도 알고 싶다. 개인적인 시간에는 주로 뭘 하나? 재미 없게 들리겠지만, 옷 만드는 일이 곧 취미이기 때문에 디자인 작업을 한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즐겁거든.
젊은 나이에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데, 부담감은 없나? 부담감은 없지만 잘해내고 싶은 마음에 생기는 책임감은 즐겁게 감당하려고 한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 다른 사람들이 쓰레기로 여기는 것이 영감으로 다가온다. 제한된 환경 역시 자극을 주는 요소고. 최근 매치스패션과 함께 한 프로젝트처럼 여러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제르마니에 론칭 이후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한국 아티스트 선미가 나의 매치스패션 컬렉션을 착용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한국에서 산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무려 8년가량 그녀의 음악을 들어온 터라 더욱 특별하게 생각됐다.
당신이 패션을 사랑하는 이유는? 나를 가장 창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패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단 한 가지다. 행복해지는 것.
1,2,3,4,5,6 업사이클링 비즈를 사용한 제르마니에의 컬렉션 제품들. 모두 매치스패션닷컴에서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