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이번 시즌엔 청바지를 사세요.” 누구든 언제나 청바지를 사고 입기 때문.
개인적으로 가장 클래식한 디자인, 그리고 중간 톤의 파란 데님 팬츠를 좋아한다. 이를테면 리바이스 501처럼 전형적인 스타일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취향은 매 시즌 어김없이 흔들린다. 새 계절이 오면 언제나 (앞서 언급한 스타일 외에) 새로운 스타일의 데님 팬츠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편안하고 실용적이며 어디에든 잘 어울리고, 게다가 매 시즌 매력적인 디자인에 획기적인 기능까지 탑재한 데님 팬츠가 쏟아져 나오는데,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을까? 캘빈 클라진 진의 웹사이트에 접속해보자. ‘REVOLUTIONARY 37.5Ⓡ 데님 테크놀로지’라는 생소한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는 보송하고 시원하게, 추운 날씨에는 따뜻하게 지켜줍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어떤 날씨에도 안정적인 습도 37.5%를 유지해준다는 설명이 덧붙어 있다. 랙 앤 본은 또 어떤가? 체형이나 취향에 맞게 데님 팬츠를 고를 수 있게 로, 미드, 하이, 슈퍼하이까지 핏별로 카테고리를 나누어놓았다. 물론 이 정도는 리바이스, 게스 등 유명 데님 브랜드는 물론이고 자라, 코스 등 SPA 브랜드에서도 기본이다. 그렇다면 이런 데님의 홍수 속에서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스타일은? 일단 스키니 진이 종적을 감추고 루스한 실루엣이 대세라는 점을 기억하자(나는 코스의 배럴 레그 진 빈티지 블루컬러를 점찍어두었다).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이젠 디스트로이드 진보다 타이다잉이나 블리치 가공을 한 소재가 좋겠다. 그렇다고 트렌드에 휩쓸리지 말고 신중하게 새 청바지를 물색해보길. 잘 고른 데님 한 벌이 얼마나 유용한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