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과학에 국경이 없다면 하이패션에는 계절이 없다. 겨울철 트렌디한 코트 차림에 플립플롭을 신고, 한여름에도 인조 털로 장식한 구찌의 블로퍼는 없어서 못 살 지경이니 말이다. 선글라스 역시 마찬가지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여름과 겨울을 타지 않는다. 전방위로 활용 가능한 액세서리인 셈이다. 그럼에도 ‘여름 = 선글라스’라는 패션계 대표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 시즌에는 유수의 하우스 브랜드에서 다양한 선글라스를 출시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하나같이 브랜드 고유의 독창성이나 시즌 테마를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다. 컬렉션 룩은 특이하게 디자인하더라도 선글라스만큼은 ‘팔릴 만하게’ 만들던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며, 다시 말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뜻이다. 얼굴의 반은 족히 덮는 오버사이즈부터 테두리를 크리스털로 장식한 디자인, 눈동자조차 다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작은 형태에 이르기까지 새 시즌 등장한 선글라스는 그 종류를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런웨이 위에서야 독특한 디자인이 가장 빛을 발하지만, 평소에 끼고 다닐 제품을 찾는다면 형태나 소재에 따른 특징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자신의 얼굴형을 생각해 잘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한철 쓰고 버릴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곧 소개할 여섯 개의 선글라스는 이러한 기준에 초점을 맞춰 꼼꼼히 고른 것이니 믿고 봐도 좋다.

GEOMETRIC SHAPED VALENTINO GARAVANI

레트로 무드의 선글라스로 렌즈나 프레임의 색보다는 기하학적 형태에 초점을 맞췄다. 얼굴형에 따라 템플(다리)부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유연한 소재를 사용한 것이 장점이지만, 고무로 된 코 받침이 없어 코가 높지 않을 경우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블랙 선글라스 37만원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COLOR FRAMED SALVATORE FERRAGAMO

싱그러운 초록색 프레임이 돋보이는 선글라스. 두꺼운 테가 견고한 인상을 주어 캐주얼한 차림보다는 포멀한 룩에 더 잘 어울린다. 템플의 폭이 넓어 안정감을 주지만, 얼굴 폭이 넓은 사람이라면 장시간 쓸 경우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컬러풀한 아세테이트 프레임의 선글라스 1백4만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HEART SHAPED SAINT LAURENT

하트 모양이지만 사랑스럽기보다는 쿨한 매력을 지녔다. 독특한 형태가 가장 먼저 눈에 띄지만 차분한 그레이 컬러 렌즈 때문에 베이식한 느낌을 준다. 프레임과 템플에 금속 소재를 사용해 시원한 것 또한 장점이다. 경쾌한 디자인의 하트 프레임 선글라스 가격 미정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COLOR TINTED GENTLE MONSTER × FENDI

복고풍의 캐츠아이 형태와 빈티지한 호피 패턴의 프레임이 어우러진 선글라스. 가볍고 착용감이 편안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선명한 틴트 렌즈를 적용해 심플한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기에 좋으며,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이라 소장가치가 높다. 합작한 두 브랜드의 로고를 렌즈에 새긴 선글라스 49만5천원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MIRROR LENSED CHANEL

미러 렌즈 선글라스는 도시적이고 미래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이 제품의 경우 보통의 미러 렌즈와 달리 옐로 톤의 렌즈를 사용해 동양인에게 특히 잘 어울리며, 귀에 거는 부분이 부드러운 소재로 되어 있어 착용감이 편안하다. 보잉 형태의 미러 렌즈 선글라스 78만원 샤넬(Chanel).

OVERSIZED DIOR

각진 형태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프레임을 반투명한 소재로 제작해 사이즈가 큰데도 피부 톤과 어우러져 부담스러운 느낌이 덜하다. 코 받침이 있어 편안하지만 반원형에 가깝게 곡선을 이루기 때문에 광대뼈가 도드라지는 얼굴형에는 적합하지 않다. 볼드한 매력의 선글라스 가격 미정 디올(D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