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션은 종종 의외의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몇 시즌 전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보일러 수리공의 작업복이나 소방관의 점프수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새 시즌에는 파자마 룩이 그 흐름을 이었다. 파자마 룩은 크게 다섯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부드러운 실루엣의 슬립 드레스와 현란한 프린트를 가미한 새틴 셔츠, 고전적인 ‘공주풍 잠옷’을 연상시키는 드레스, 나이트가운처럼 보이는 로브,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특히 친근할 트레이닝복 스타일의 팬츠다. 모두 이미 오래전부터 접해온 익숙한 것들이지만, 새 시즌에는 이전에 비해 훨씬 대담하게 파자마의 디테일을 반영했다는 특징을 지닌다.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가 앞다투어 파자마 룩을 공개한 가운데, 특히 돋보이는 브랜드는 와이프로젝트와 블루마린이다. 이들은 슬립 드레스를 재해석했는데, 레이스나 깃털을 섬세하게 사용한 덕분에 평상복이라기보다는 란제리에 가까운 모습이다. 반면 시몬 로샤, 로에베, 셀프포트레이트는 빅토리아 시대의 공주처럼 사랑스러운 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