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리끌레르> 독자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허자보이는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스타일링, 네일아트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는 브랜드다. 착용하는 모든 사람이 사랑스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상에 없던 귀여운 오브제와 액세서리를 제작한다.

브랜드 이름이 독특한데,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 꼼데가르송을 어릴 적부터 동경했다. 이 중 ‘가르송(boy)’ 이라는 단어가 지닌 중성적이면서도 장난스러운 느낌이 나의 자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 내 별명인 허자에 보이를 합성해 만들었다.

브랜드에 대해 알려진 부분이 많지 않다. 어떻게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나? 원래 패션 바이어로 일했다. 바이어는 타인의 작업물을 사들이는 직업이 아닌가. 시간이 흐르고 내가 추구하는 미적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 브랜드를 운영하며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뚜렷해지고 아티스트로서 전시나 이벤트, 스타일링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방탄소년단, NCT 127 등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착용해 화제를 모았다. 맞다. 앞서 말했듯 허자보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지향한다. 그런데 남자 아이돌 그룹이 착용하며 이러한 이미지가 성별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허자보이가 젠더리스 브랜드로 성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 골드나 실버 주얼리를 다루는 브랜드가 이미 많은 만큼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 또 플라스틱은 투명하고 가벼운 데다 다른 소재와 섞으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소재라고 생각했다.

태극기나 성모마리아처럼 흔하지 않은 모티프를 쓰는 이유는 뭔가? 제품에 의미나 상징을 담는 것을 좋아한다. 태극기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애국심을 상징하고, 성모마리아는 경건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사용한 모티프다. 샤워나 요가를 할 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정리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만든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핸드메이드 반지다. 처음 만든 아이템 이기도 하고, 사용하는 부자재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브랜드 디자이너로 사는 삶에 어떤 어려움과 즐거움이 있는지 궁금하다. 소비자에게 상품의 가치와 오리지널리티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일도 쉽지 않고. 제품을 예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만든 제품을 더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과정도 중요해서 다방면으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반면 온전한 내 브랜드이기 때문에 마음껏 표현하고,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점이좋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여기에 누군가의 공감이 더해질 때 행복을 느낀다.

브랜드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뭔가? 상업성과 예술성. 항상 이 두 가지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우선은 도버 스트릿 마켓에 진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