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이 줄어드는 시대, 디지털은 그야말로 패션의 신대륙이다. 이곳에서는 빠르고 정확하게 판매가 이루어지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탭 몇 번만 해도 간편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대면 서비스를 고집하던 브랜드들이 점차 e-커머스의 빗장을 풀고 있는 추세다. 집에 편안히 앉아서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을 쇼핑하게 될 줄이야! 결과는? 거의 모든 브랜드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문턱을 낮추니 더 자주 들여다보는 셈. 이전에는 매장만큼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제품 가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e-커머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긍정적이다. 생각보다 수요가 폭발적이고 제품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금세 다 팔릴 만큼 그 관심이 지속적이라는 것. 또한 기존 고객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진입 장벽이 낮은 온라인의 특성상 오히려 다양한 고객층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 어필해 매출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물리적으로 매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구매 기회를 넓히는 효과를 낳은 결과다.
코로나19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침체 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했던 패션계는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그 방식은 꽤 미래지향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제품이 한정적이고 실제로 착용해볼 수 없다는 온라인 판매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이라는 신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은 지역과 연령을 넘어서 유동적이기에 늘 흥미진진하다. 지금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몰에 접속해보시라. 매장에서도 만날 수 없던 제품을 운 좋게 득템할지도 모르니까.
● 메신저 앱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그저 커피 쿠폰이나 주고받는 앱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어느새 명품 선물 탭이 맨 앞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작게는 10만원대 향수부터 크게는 6백만원대 주얼리까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가 입점해 큰 화제를 모았다. 티파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이 예상보다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온라인 판매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프라다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공식 웹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타임캡슐’ 볼링 셔츠를 선보인다. 전세계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는 이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판매 방식은 매월 출시되는 볼링 셔츠만 모으는 타임캡슐 컬렉터가 생길 정도로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수량만 선보여 핫딜이나 타임 세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러한 마케팅은 e-커머스의 장점을 잘 활용한 예로 평가받는다. 또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매장 방문을 예약할 수도 있고, 선물 카드 요청 시 프린트를 해주는 등 디지털 전략을 강화했다.
● 명품을 구매하는 데는 서비스 비용 역시 포함되어 있을 터. 에르메스와 까르띠에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부티크 직원처럼 말쑥하게 차려입은 배송 직원이 직접 찾아간다. 제품의 가치를 고려해 일반 택배가 아니라 현금과 귀중품 수송업체에 배송을 위탁했다. 일반 택배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고객과 직접 만나 신분증을 확인하고 제품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특급 배송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어 일부러 온라인 몰에서 구매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집에서도 매장을 찾은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는 것이 이들 브랜드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