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ANT 남노아
노앙은 새 시즌에도 브랜드의 정체성이자
모토인 ‘브런치 룩’ 컨셉트를 이어간다.
데님 팬츠와 니트 풀오버, 베이스볼 캡, 버뮤다 쇼츠처럼 일상적이고 편안한 아이템에
스포티한 느낌을 가미하며 자신만의 모닝 루틴을 마친 후
브런치를 먹으러 외출하는 현대인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을 반영한 것.
컬렉션은 고궁이라는 장소가 발산하는 전통적이고 웅장한 분위기와 대비를 이루며
알파벳과 한글 자음을 조합한 브랜드 고유의 레터링처럼
상반되는 것들 사이의 조화를 이끌어냈다.
SEOKWOON YOON 윤석운
석운윤은 전통적인 테일러링 테크닉과 과학기술을 결합해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상상을 펼쳐냈다.
전선을 은유하는 스트링 장식과 입체적인 주머니,
가방으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옷처럼 브랜드가 추구하는 트랜스폼
형태가 주를 이룬 컬렉션은 그간 보아온 인공지능 테마의 쇼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끌며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VEGAN TIGER 양윤아
지난 시즌 트레이드 쇼에 참가한 데 이어
첫 서울컬렉션 정규 쇼를 펼친 비건 타이거.
‘지구인 패션쇼’라는 독특한 주제로 자신을 규정하는 한계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얽매이지 않는 페르소나의 모습을 표현했다.
비건 패션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로 주목받은 브랜드답게
와인 레더를 포함한 세 가지 식물성 가죽과 리사이클 소재,
숲을 해치지 않고 채취한 식물성 소재 등으로 컬렉션을 완성한 점이 돋보였다.
BMUET(TE) 서병문, 엄지나
비뮈에트는 로맨틱한 벌룬 숄더와 러플 장식,
고딕풍 액세서리, 트위드 소재를 사용한 앤드로지너스 룩 등
브랜드를 대변하는 다양한 요소를 하나의 컬렉션으로 묶어냈다.
이를 통해 인종과 성별, 나이처럼
현실적인 지표에서 벗어나 인지하지 못했던
자아를 찾고자 했다는 것이 컬렉션에 대한 두 디자이너의 설명.
섬세하게 조각낸 패턴과 지루할 틈 없는 쇼의 구성,
완벽에 가까운 디테일에서 궤도에 오른 듯한 원숙미를 엿볼 수 있었다.
UL:KIN 이성동
지난 시즌 뉴욕 패션위크로 자리를 옮겼던 얼킨이 서울패션위크로 복귀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가죽 하네스를 조합한 룩은
손에 꼽힐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마치 스타킹을 뒤집어쓴 것처럼 보이는 보디수트 그리고
해체와 재조합을 반복해 완성한 셔츠 등이 뒤를 이었다.
실용적인 룩이 주를 이루는 서울패션위크에서 모처럼 마주한 실험적인 장면이었다.
BEYOND CLOSET 고태용
컬렉션을 만들며 패션 트렌드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디자이너 고태용은
새롭거나 화려한 옷 대신 자연에서 영감 받은 색과 소재, 자연에 가까운
생활 방식으로 꾸민 자신만의 뜰(yard)로 디지털 관객을 초대했다.
쇼에는 목가적인 모자를 쓰고 화분을 손에 든 청년,
알록달록한 채소 패턴을 프린트한 셔츠에
언밸런스한 레이스업 슈즈를 신은
중년 남성, 가드닝 앞치마를 연상시키는 점프수트를 입은 청년 등
다양한 연령과 분위기의 모델들이 등장해
쇼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CARUSO 장광효
카루소의 새 시즌 컬렉션은 서울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이너 장광효가 컬렉션 테마를 ‘창덕궁의 봄’으로 정하고,
옛 모습 그대로인 창덕궁의 온전함에서 영감 받아 완성했기 때문.
창덕궁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오가며 진행한 런웨이에는
덕혜옹주와 영친왕이 실제로 입던 의복에서 착안한
고전적인 룩이 등장해 일관성을 공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