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물든 런웨이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런웨이에
어김없이 꽃들이 만발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생한 플로럴 프린트로 도배한 리처드 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 속
우아한 코스튬을 연상시키는
플로럴 드레스의 향연을 펼친 에르뎀,
파스텔 톤의 플로럴 패턴과
섬세한 엠브로이더리 장식으로
순수한 꽃송이를 표현한 시몬 로샤까지
꽃은 보는 이마저 설레게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이 안내한 꽃길은
다시 시작된 패션위크처럼
긍정적인 기운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아름답게 런웨이를 빛냈다.
엘프 요정이 된 버버리 모델들
‘이번 S/S 컬렉션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상상의 자유를 표현한다.’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는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대상이자
버버리의 시그니처 요소인 사슴을 매개로 한
미스터리하고 패셔너블한 상상력을 컬렉션에 담았다.
이를 위해 버버리 메이크업 디렉터인 이사마야 프렌치는
축 늘어진 큼직한 사슴 귀를 모델들에게 더했고,
신화에 나올 법한 상상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하며
묘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런웨이의 새로운 방식
팬데믹 시대를 너머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패션계도 마찬가지.
화려한 무대장치로 컬렉션을 연 디자이너들이 있는 반면
색다른 방식으로 뉴 컬렉션을 소개하는 디자이너들도 있다.
할펀(halpern)은 풍성한 페더 드레스, 크리스털을 장식한
구조적인 드레스 등 뉴 컬렉션의 극적인 모먼트를 위해
로열 발레단과 함께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컬렉션을 꾸몄고,
콜라주를 활용한 JW앤더슨은
유쾌한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와
손잡고 캘린더 형식의 룩북을 제작했다.
지난 시즌 스튜디오 런웨이를 열었던 몰리 고다드는
안무가 레스 차일드(Les Child)의 보이스 사운드를
접목한 비디오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한층 더 생동감 있는 런웨이를 펼쳤다.
런던 패션위크의 새 얼굴들
런던 패션위크에 반가운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팬데믹 시기 동안 줄곧 룩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디자이너들이 속속 런웨이 데뷔를 알린 것.
먼저 최근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LVMH 2021 우승자 넨시 도자카(Nensi Dojaka)는
첫 컬렉션 무대를 통해 오리엔탈리즘을 반영한
관능적인 컷아웃 피스들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신호탄을 터뜨렸다.
심플하면서도 파워풀한 디자인을 완성한
맥시밀리언(Maximilian) 역시 큰 박수갈채를 받으며
첫 대면 라이브 런웨이를 마쳤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패션 이스트에 새롭게 합류한 쳇 로(Chet Lo)는
신비로운 색감의 입체적인 의상들로 첫 런웨이 무대를 빛냈다.
디지털이 아닌 대면 컬렉션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스펙트럼을 입증한 새 얼굴들을 눈여겨보시라.
해리 스타일스가 주목한 젠더 플루이드 신예
젠더리스 스타일의 대표 주자
해리 스타일스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그가 선보이는 패션이 단숨에 트렌드가 되거나
그에게 눈도장을 받은 신예 디자이너들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런던 패션위크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주인공은
단연 해리스 리드(Harris Reed)다.
해리를 비롯해 셀러브리티들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그는 첫 드미 쿠튀르 컬렉션에서
특유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드라마틱한 쿠튀르적 의상과 구조적인 모자들로
젠더리스 뷰티에 대한 무한한 역량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부드러운 소년과 남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컬렉션으로 해리를 사로잡은
스티븐 스토키 달리(S.S. Daley)의 쇼 역시
런던 패션위크의 샛별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