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IRED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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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파이어드 걸 EXPIRED GIRL

익스파이어드 걸’의 의미는? 익스파이어드 걸은 ‘만료된 소녀’라는 뜻으로 통념적으로 소녀 시기가 지나 성인이 된 MZ세대인 나와 우리의 고객을 의미한다.

익스파이어드 걸을 정의하는 단어는? ‘이지 웨어(easy wear)’. 2000년대는 바야흐로 이지 웨어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런웨이 피스보다는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스타일이 다양하게 등장한 시기다. 이렇듯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주얼한 스타일이 하이패션의 주류를 이루는 데 매료되었고, 이지 웨어가 곧 익스파이어드 걸의 큰 중심축이 되었다.

익스파이어드 걸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벨벳 트랙 수트다. 브랜드의 시작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트랙 수트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벨벳 트랙 수트는 2000년대 패션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이코닉 아이템이다. 이러한 상징성이 브랜드 포지셔닝에 도움이 됐고, 벨벳 트랙 수트가 다시 유행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첫 컬렉션에 트랙 수트를 구성했다.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기보다 한 가지 아이템을 다양한 컬러로 선보이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것이 익스파이어드 걸이 지닌 2000년대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2000년대에 사로잡힌 결정적 계기가 있나? 5년 전, 티에리 뮈글러의 2000년대 초 아카이브를 보면서 2000년대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밀레니엄 레트로’라고 칭하고, 이 시대와 문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 직접 입거나 경험한 것을 성인이 된 지금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매우 신선했고, 자유롭고 창조적인 맥시멀리즘 무드에 점차 매료됐다.

영감을 주는 2000년대 패션 아카이브가 있다면? 어릴 때 즐겨 보던 프로그램 <심플 라이프>가 브랜딩 초기에 가장 큰 영감을 주었다. 어릴 적 좋아하던 서브컬처 중 이모(emo) 패션과 고스(goth), 일본의 갸루 문화 등도 영감을 줬고, 여기에 팝 무드가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컬렉션을 구성했다.

뉴 시즌 컬렉션인 ‘문 차일드(Moon Child)’는 아티스트 가브리엘 로슨탱(Gabrielle Rosenstein)과 협업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지난 2019년, <노방브르> 매거진에서 그의 일러스트를 보고 한눈에 반해 이번 가을 컬렉션을 위해 협업을 제안했다. 이번 컬렉션은 ‘달의 축복을 받는 소녀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됐는데, 가브리엘은 우리가 상상한 판타지를 잘 구현해주었다.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Georges Melies)의 달 세계 여행, 19세기 빈티지 일러스트 그리고 컬렉션 중 ‘세라(Sera)’ 스커트는 유년 시절 좋아했던 만화 <세일러 문>에서 영감 받았다.

Y2K 트렌드가 MZ세대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낯설면서도 익숙한 상반된 이미지가 흥미롭기 때문이 아닐까. 가령, 을지로가 ‘힙지로’인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촌스러운 것, 유행이 지난 것들이 시간이 지나 새롭게 재창조되고 뉴트로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익스파이어드 걸은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 초기부터 글로벌 마켓을 목표로 했다. 전 세계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계속 협업하고 있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 합리적인 가격 등이 글로벌 팬층을 구축하게 된 요소라고 생각한다.

SNS를 활용하는 익스파이어드 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익스파이어드 걸의 팔로어들에게 SNS는 일종의 무드 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브랜드 콘텐츠만 올리기보다는 많은 이들이 스타일링한 사진을 다양하게 업로드하고 있다.

새롭게 시도하거나 확장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세 디자이너가 버려지는 원단을 활용해 각자의 상상력을 펼친 컬렉션과 식물 작가와 협업한 미드 시즌 컬렉션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시대성을 벗어나 익스파이어드 걸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