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로맨틱한 소년들
풍성한 러플, 레이스, 진주와 꽃 등으로 로맨티시즘의 정수를 보여 주는 디자이너 시몬 로샤 쇼에 처 음으로 남성 모델이 등장했다. 아일랜드의 신화 <리어의 아이들 (Children of Lir)>에 매료된 시몬 로샤가 계모에 의해 백조로 변한 리어 왕의 딸과 세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보이 모델을 기용한 것. 남성 모델들은 남성복 대신 시몬 로샤의 시그니처 요소인 퍼프소매 드레스, 화이트 러플 셔 츠 드레스, 엠브로이더리 장식 시 어드레스 등을 쿨하게 소화했고, 시몬 로샤 역시 젠더리스 컬렉션으로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름다운 D라인
만삭의 리한나가 패션위크를 뜨겁게 달구더니 이번엔 엄마가 된 모델 매기 마우어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런던 패션위크를 빛냈다. 넨시 도자카 쇼에 오른 그녀는 트랜스패런트 시퀸 드레스를 입고 아스라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D 라인을 공개하며 런웨이에서 임신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임신 4 개월 차인 매기는 런던 패션위크의 신예로 떠오른 넨시 도자카를 지원하는 동시에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새 생명에 관한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고 한다.
런웨이에 오른 샘 스미스
해리 스타일스, 에마 코린, 애니아 테일러조이 등 핫한 셀러브리티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젠더 플루이드 디자이너 해리스 리드 쇼에서 또 한명의 슈퍼스타가 포착됐다. 바로 뮤지션 샘 스미스! ‘60년의여 왕’이라는 테마로 두 번째 ‘드미 쿠튀르(Demi Couture)’ 쇼를 기획한 해리스 리드의 지원군으로 나선 샘 스미스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로 잘 알려진 데즈레의 ‘Kissing You’를 선보였다. 구름이 가득한 몽환적인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감미로운 샘 스미스의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우아한 쇼피스들이 아름답게 각인된 순간.
버버리 리턴즈
런던 헤리티지를 이끄는 유서 깊은 브랜드이자 런던 패션위크 빅 이벤트의 주인공, 버버리가 돌아왔다. 2년 만의 런웨이 복귀를 기념하기 위해 케이트 모스, 나오미 캠 벨, 카를라 부르니, 제이콥 엘로디, 블론디 맥코이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영국 문 화에 포커스를 맞춘 이번 쇼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클래식한 피스가 가득했다. 트렌치코트를 변형한 드레스 가운, 체크 패턴을 접목한 다채로운 이브닝 웨어를 비롯해 아이코닉한 브랜드 로고를 모티프로 섬세하게 장식한 니트웨어 등이 유니크한 헤드기어나 아이웨어와 조화를 이뤘다. 여러 개의 커다란 테이블 런웨이를 비롯해 웨스 트민스터 센트럴 홀을 가득 채운 극적인 런웨이 음악 그리고 드라마틱한 의상까지 오랜만에 런던에서 쇼다운 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웰컴 백 버버리!
레트로 레이디
런던 디자이너들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걸까. 몰리 고다드는 1980년대 웨스트 런던을 추억했는데, 빈티지한 니트웨어와 벽지가 연상되는 플로럴 프린트 드레스, 컨트리풍 박시 코트를 내세우며 어린 시절에 즐겨 입었을 법한 키드 코어 룩을 선보였다. 늘 런웨이를 꽃밭으로 채우는 리처드 퀸 역시 196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 레이디들을 대거 출동시켰다. 커다란 모자와 한껏 부 푼 드레스, 머리부터 발끝까지 꽃이 만개한 플로럴 수트 등도 어김 없이 함께했다. 다크 로맨티시스트로 변신한 에르뎀은 1930년대 베를린을 배경으로 여성들의 나이트 아웃을 상상했고, 이 덕분에 매혹적이고도 파워풀한 레트로 룩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