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KIRT
DRESSING

드레스와 스커트는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번 시즌 맨즈 쇼를 보면 그 사실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디자이너들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드레스와 스커트를 맨즈 웨어 런웨이에 대거 등장시켰기 때문. 버질 아블로의 마지막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도 드레스와 스커트를 입은 모델을 볼 수 있으며, 에곤랩은 팬츠 위에 스커트를 레이어드하는 남다른 센스를 보여줬고, 펜디는 남성의 우아함을 부각한 롱 드레스를 선보였다. 로에베와 JW 앤더슨 또한 드레스에 그래픽 패턴과 프린팅 기법으로 위트를 더해 맨즈 드레스를 한층 흥미롭고 풍성하게 완성했다.

 

LOW-RISE

로라이즈 팬츠에 도전하고 싶은 남성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 여러 시즌에 걸쳐 여성복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Y2K 룩이 남성복에도 등장했다. 루이 비통, Y/프로젝트 등 다수 브랜드에서 바지를 한껏 끌어내린 아찔한 로라이즈 팬츠를 선보인 것. 미우미우가 브리프 위에 스커트를 매치해 로고 플레이를 즐긴 것처럼 디올 맨, 프라다 맨 등의 남자 모델들 또한 브리프 위에 바지를 걸치고 쿨한 캣워크를 선보였다.

 

SUPER
BIG PUFFERS

퍼퍼 재킷의 변신은 계속된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마치 텔레파시가 통하기라도 한 듯 어마어마하게 큰 퍼퍼 재킷을 대거 선보였다. 조형적인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릭 오웬스, 당장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내려가도 어색하지 않을 돌체 앤 가바나의 몬스터 퍼퍼 재킷, 발등을 덮는 베트멍의 맥시한 재킷까지. 거대한 동시에 대담한 이 아우터들은 강추위로부터 몸을 지키면서 멋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HOURGLASS
TAILORING

젠더리스 트렌드의 영향으로 2022 F/W 시즌 남성복 테일러드수트에 우아한 곡선이 더해졌다. 모래시계가 떠오르는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그 주인공. 어깨를 과장하고 허리의 곡선을 살려 몸통의 윤곽을 드러낸 재킷은 남성복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던 새로운 형태를 보여준다. 몸의 선을 부각하는 디테일과 견고한 테일러링의 만남은 실험적인 패션을 즐기는 젠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BALACLAVAS

디자이너들의 발라클라바 사랑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로에베의 하트 모양 발라클라바를 시작으로 캡과 발라클라바를 결합한 루이 비통, 눈만 내놓은 Y/프로젝트까지 한층 더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사실 발라클라바는 일상에서 활용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실험적인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난 여성복 F/W 시즌 미우미우가 처음 선보인 순간부터 지금까지 트렌드 아이템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THE SCARF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스카프 하나만 기억해도 트렌드세터로 주목받을 수 있을 듯하다. 우아한 퍼 목도리를 선보인 아미를 필두로 체커보드 패턴 스카프와 레터링 스카프를 레이어드한 오프화이트, 정강이까지 내려오는 긴 스카프로 룩에 힘을 실어준 아크네 스튜디오, 주얼 장식 타이 스카프로 젠더리스 무드를 연출한 드리스 반 노튼까지. 디자이너들은 거대하거나 극단적으로 길이가 긴 목도리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룩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