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카보숑 컷 오닉스를 세팅한 크라운과 블랙 래커 다이얼의 조화가 인상적인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

샤넬의 역사를 한 권의 책에 빗대자면 이런 모습이리라 단언한다. 금실로 정교하게 제책한 최고급 검은 가죽 표지의 5백55페이지 양장본. 그리고 거기에는 틀림없이 이런 챕터가 있을 것이다. 독창성, 대담성, 최초 그리고 다양한 제약으로부터 여성을 자유롭게 하려는 시도.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하고, 지키고, 지향한 각각의 키워드는 오랜시간 유기적으로 얽히며 샤넬다움에 관한 미학과 철학과 정신적 정의를 찾는 데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우리는 샤넬을 보며 습관처럼 이 네 가지 요소를 찾곤 한다. 마치 잘 만든 영화 속 이스터 에그처럼 말이다.

35년 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샤넬의 ‘프리미에르’는 이런 기대에 정확히 부응한다. 하우스의 첫 타임피스인 프리미에르는 1987년 샤넬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자크 엘뤼(JacquesHelleu)에 의해 디자인됐다. 당시만 해도 손목시계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여성 시계는 남성 시계의 크기를 축소해 만드는 부차적 생산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프리미에르의 등장으로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가브리엘 샤넬이 파리의 리츠 호텔에서 바라보던 방돔 광장의 형태와N˚5 향수병의 스토퍼에서 착안한 팔각형 케이스, 아이코닉한 퀼팅 백의 체인 장식을 닮은 브레이슬릿, 블랙과 골드의 더없이 우아한 조화, 무엇보다도 여성 시계를 남성 중심적 코드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한 자크 엘뤼의 시각이 당대를 살아가는 진취적인 여성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나는 샤넬의 첫 워치메이킹 제품이다.
나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길들인다.
스스로를 남성적인 코드에서 해방시켜,
바로 지금 이곳에서 여성의 손목 위에 자리한다”

그리고 35년이 지난 지금, 여성 워치를 향한 샤넬의 여전한 애정과 여성에게 바치는 그칠 줄 모르는 헌사를 전하기 위해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은 10월1일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를 출시한다.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30m의 방수 기능을 추가한 점, 시대의 미감에 맞게 약간 더 간결해진 점을 제외하면 원형과 거의 다름없는 이 워치는 앞서 언급한 ‘샤넬다움’의 총체이며 샤넬스타일 그 자체다. 의인화된 프리미에르 입장에서 쓴 짧은 텍스트를 인용한다. 이 시계를 이해하기 위해 이보다 더 명확한 단서는 없을 테니까. “나는 순간의 고동치는 심장이다. 나는 천천히 인생을 즐기는 주얼리 워치다. 나는 자유를 유일한 원칙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영원한 젊은 주연이다. 나는 프리미에르 워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