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가 처음 까르띠에의 상징으로 쓰인 건 무려 1914년, 여성 워치에서 장식 요소로 등장한 것이 시초였다. 주얼리, 그중에서도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사파이어를 결합한 디자인의 중요한 소재 중 하나이던 팬더는 레더 컬렉션의 모티프로도 모습을 드러낸다. ‘팬더는 유연하다. 민첩하며 강인하다. 유려한 선이 돋보이며 관능적이다.’ 팬더의 모든 특징이 하나의 가방에 담겼다. 디자이너 마릴린 유슨(Marlin Yuson)과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조각가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레인 가공한 가죽 소재에 부드러운 곡선, 유연성이 느껴지는 실루엣, 강렬한 디자인의 팬더 잠금장치까지 우아하면서도 강렬하다. 무엇보다 매우 클래식하다. 그리고 ‘팬더 드 까르띠에’의 모델은 릴리 콜린스(Lily Collins)다. 이보다 더 완벽한 모델은 없을 것이다. 강인하면서 아름답고, 다양한 얼굴을 지닌 배우를 화상으로 만났다. 다음은 친절하고 똑똑하며 누구보다 팬더 드 까르띠에에 대한 애정이 뜨거운 그와 나눈 대화다.
팬더 드 까르띠에의 새로운 캠페인 모델이 된 것을 축하해요. 큰 영광이에요. 까르띠에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하며 우리 가족의 일부였어요. 이제는 제가 까르띠에의 일원이 되어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을 대표하게 되었네요. 팬더 드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독립성, 열정, 이중성을 대변해요. 저와 아주 잘 어울리죠. 그래서 애착이 남달라요. 실제로 매일 들고 다니기도 하고요.
팬더 드 까르띠에가 본인의 모습과 같다고 말했는데, 어떤 점이 닮았다고 느끼나요?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는 이중성(duality) 그리고 독립성이요. 필요한 물건을 모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인 동시에 예술 작품 같아요. 레더 백인 동시에 주얼리 역할도 하죠. 튀지 않으면서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저에게 제격이에요. ‘고요한 존재감’을 뽐내죠. 까르띠에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어요. 그 자체로 존재감이 충분해요.
그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면? 잠금장치요. 참 아름다워요. 아트 피스에 가까운 정교함을 자랑하면서 아주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어요. 이 역시 이중성을 띠죠. 가죽이 매우 부드러운데도 형태는 흐트러지지 않아요. 이보다 더 실용적인 아트피스가 또 있을까요?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삶의 방식을 이 가방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했죠.
현재 소장하고 있는 까르띠에 레더 컬렉션 중 최고의 아이템은 뭐죠? 당연히 팬더 드 까르띠에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제 옆에 있어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함께해요. 스니커즈에도 잘 어울리고 요즘 즐겨 신는 털 부츠, 심지어 휴양지에서는 슬리퍼에도 잘 어울려요. 데님 팬츠부터 수트까지 옷차림을 가리지 않는 건 물론이고요.
탐나네요. 하이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에서 만드는 레더 컬렉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백을 구입하는 동시에 특별한 주얼리를 가질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예를 들어 팬더 드 까르띠에의 체인은 주얼리나 다름없어요. 주얼리 메이킹에 필요한 코드를 모두 충족하죠. 프레셔스 스톤처럼 체인 링크를 파셋 가공했어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매우 부드러워 들거나 메었을 때 편하죠. 링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까지 아름다워요. 분리해서 주얼리로 착용해도 손색없는 잠금장치도 마찬가지죠. 한눈에 까르띠에 시그니처인 것이 드러나는 장식이에요. 가방은 그래픽적 라인의 미니멀한 디자인이라 심플하면서도 눈에 띄어요. 가방과 동시에 주얼리도 갖게 되고, 나만의 라이프스타일도 구현하게 돼요. 현실과 꿈을 한 번에 충족하는 거죠.
<마리끌레르> 독자는 패션과 영화, 책, 문화를 사랑하는 19~35세 여성이에요. 이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모델은 어떤 거죠? 개인적으로 사이즈가 넉넉한 가방을 좋아해요. 그렇다고 너무 크면 불편하죠. 팬더 드 까르띠에 스몰 사이즈가 딱 알맞아요. 너무 크지 않고 전혀 작지도 않죠. 하루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넣기 딱 좋아요. 컬러는 크리미 화이트를 추천해요. 어떤 날씨에도 잘 어울리고 시크하거든요.
다양한 배역을 늘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죠. 이제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특히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나요? 데이비드 핀처 감독, 배우 게리 올드먼과 함께 영화 <맹크>를 작업하며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저에겐 영화 학교나 마찬가지였죠. 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고요.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에밀리’ 역시 저에게 중요한 배역이었어요. 에밀리는 자기표현이 분명하고, 표정이나 감정도 풍부하죠. 그 반면 <맹크>의 ‘리타’는 훨씬 절제해요. 옛날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배역이죠. 아주 인상 깊었어요.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저는 봉준호 감독님과 영화 <옥자>를 촬영하며 한국을 처음 경험했어요. 광주에도 가보고, 정관 스님을 만나 놀라운 경험도 했죠. 저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한 시간이 무척 뜻깊었죠.
존경하거나 영감을 받는 여성이 있나요? 배우 틸다 스윈턴이요. 그녀의 스타일, 감각, 사고방식 모든 면이 멋져요.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매우 인간적이기도 하죠. 쿨하고 강인한 여성이자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중성을 대변하는 인물이에요. 제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부분이죠.
꼭 다시 한국에 와주세요. <마리끌레르>와 화보를 찍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이죠! 한국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