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코리아가 서른한 살 생일을 맞이해 선정한 ‘The 31 ICON List’.

클래식의 정수를 담은 채 2024년 버전으로 모던하게 진화한, 이토록 매혹적인 불멸의 31개 패션 아이템.

11. SAINT LAURENT LE SMOKING JACKET

최초의 여성용 정장 수트, 최초의 여성용 턱시도, 최초의 여성용 트렌치 코트···. 이브 생 로랑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수트에 여성을 위한 기능과 디자인을 불어넣었다. 이렇듯 여성복의 틀을 과감히 깬 천재적 인물의 손길로 태어난 인류의 유산 중 하나가 바로 이 1966년작 르 스모킹 재킷. 여성이 바지 정장을 입는다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시기였으니, 그야말로 ‘성의 혁명’이라 칭송받을 만한 파격적인 아이템이다.

12. MAISON MARGIELA TABI SHOES

1989년 마르탱 마르지엘라가 첫선을 보인 후 하우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타비 슈즈. 앞코가 갈라진 디자인으로, 일본 노동자들이 즐겨 신던 지카 타비에서 영감을 받았다. 런웨이는 순백으로, 타비의 밑창은 붉은 페인트로 채색해 모델들이 걸어 나올 때 갈라진 발자국이 남도록 한 쇼는 지금도 전설로 회자되며, 타비가 하우스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아이코닉 슈즈임을 증명한다.

13. GIORGIO ARMANI BLAZER SUIT

남성용 수트에서 딱딱한 어깨 패드를 과감히 빼내고 여성의 몸에 맞게 재단하며 여성용 블레이저 수트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1975년에 등장해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킨 아르마니식 여성 수트는 파워풀한 동시에 중성적인 매력으로 큰 지지를 얻었다. 지금도 아르마니가 이룩한 무수한 업적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될 정도.

14. LOEWE HAMMOCK BAG

조나단 앤더슨이 해먹 침대에서 착안에 디자인한 해먹 백.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이어온 인기에 힘입어 트렌드를 초월하는 클래식 백으로 거듭났다. 지퍼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는 이 백은 고리타분한 가방의 개념을 과감히 전복하고 룩에 위트를 불어넣는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공방의 장인정신과 조나단 앤더슨의 감각을 바탕으로 탄생해 로에베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15. ALAÏA MINA BAG

패션의 경지를 넘어선 예술가로 칭송받은 아제딘 알라이아는 성과 몸매를 저속하지 않게 강조하고 여성의 옷을 우아하게 풀어내는 디자이너로도 평가받는다. 피터 물리어가 바통을 이어받은 지금도 그의 철학은 알라이아의 정체성을 대변하는데, 그중에서도 섬세한 비비엔 기법으로 완성한 미나 백은 그의 아이코닉한 펀칭 디테일을 상기시키며 브랜드의 정수로 알려졌다.

16. GIVENCHY ANTIGONA BAG

세월이 흘러도 단단한 견고성을 자랑하는 최고급 가죽 소재에 곡선형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강조한 지방시의 상징, 안티고나 백. 디자이너가 여러 번 바뀌고 유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해외 셀러브리티의 파파라치 사진에 수없이 등장하며 스테디 백으로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

17. FERRAGAMO VARA SHOES

낮고 편안한 굽에 리본과 골드 메탈 장식이 사랑스럽게 어우러진 바라 는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큰딸 피암마 페라가모가 1978년 디자인한 이후 지금까지도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편안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슈즈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담긴 바라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고, 아이코닉한 바라 장식은 페라가모 컬렉션 곳곳에 차용되며 하우스 심벌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18. TOD’S GOMMINO DRIVING SHOES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는 1950년대 차량 운전자용 신발로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고무를 뜻하는 ‘고미노’라는 이름에 걸맞게 밑창에는 1백여 개의 고무 스터드가 붙어 있고, 유연한 가죽을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봉제해 완성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로 대표되는 실용성을 지닌 고미노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랑한 슈즈로도 유명하다.

19. JIL SANDER CANNOLO BAG

미니멀리즘의 대가, 질샌더. 급변하는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고아하고 담백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특히 수년째 하우스의 아이코닉 백으로 꼽히는 카놀로 백은 매끈한 가죽 소재와 가로로 긴 실루엣, 담백한 컬러 팔레트 덕에 클래식 룩 수호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낸다. 30년, 아니 50년 후에도 오래되어 보이지 않을 타임리스 클래식을 찾는다면 카놀로가 제격일 듯.

20. ETRO PAISLEY SCARF

오리엔탈리즘의 가장 현대적인 해석이라는 평과 함께 에트로의 상징이된 페이즐리 패턴. 에스닉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매력으로 인기를 끈 페이즐리 패턴 아이템 가운데, 스카프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다. 동양적이지만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문양의 방향처럼 자유분방한 멋이 흐르는 게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