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_Vivienne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고대한 시간은 영원한 펑크의 대모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사후 첫 쇼. 크리놀린 스커트와 코르셋, 비대칭 헴라인, 타탄체크 프린트 등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요소가 곳곳에 자리한 쇼는 웨스트우드의 남편이자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드레아스 크론탈러가 그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찬사였다. 쇼의 무대인 고풍스러운 바로크양식 궁전과 상반되는 펑키한 록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전율마저 느껴졌다. 규칙을 타파하고 주류가 되길 거부하던 웨스트우드의 스피릿이 고스란히 느껴져 짙은 여운이 남은 컬렉션 쇼. 사진은 클로징 무대에 오른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와 그의 손녀 코라 코레.

 

하루 예닐곱 개의 쇼를 보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있었지만, 에디터의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쇼의 회포를 풀기 위해 브랜드가 주최하는 애프터파티가 남아 있기 때문. 에르메스와 알렉산더 맥퀸은 컬렉션을 선보인 토요일 야심한 밤에 은밀한 파티를 열었다. 각국 에디터와 브랜드 PR 담당자가 한곳에 모여 즐긴 파티의 열기로 파리의 밤은 무르익었다.

 

 

hidden spot 패션의 도시 파리에는 스케일 큰 빅 쇼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의 개성 있는 프레젠테이션도 곳곳에서 열린다. 나만 알고 싶은 유니크한 브랜드의 프레젠테이션 현장.

 

 

쇼장에서 만난 학창 시절의 뮤즈 에이브릴 라빈. 그는 여전히 팝 펑크 전사(?)다운 쿨한 모습으로 등장해 에디터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프런트 로에 나란히 자리 잡은 그의 새로운 연인 타이가와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빅 쇼의 런웨이에 오른 한국 모델을 보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고, 파리의 어느 쇼에 가도 심심찮게 그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파리에서 이어진 K-컬처 향연의 피날레는 미우미우 쇼 베뉴를 장식한 한국인 아티스트 정금형의 작품! 우주의 기운이 한국으로 모이고 있다는 말은 그저 농담이 아닌 것 같다.

 

 

피에르 가르뎅이 수십 년 만에 파리 패션위크에 공식 복귀했다. 모두의 기대 속에 시작된 쇼의 내용은 다소 난해했지만, 피에르 가르뎅의 이름이 한 자 한 자 적힌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이 런웨이로 뛰어나오는 순간만큼은 쇼장 안 모두가 미소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