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내 주얼리에 대한 열정으로
눈을 빛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들려준
그의 비전은 그라프의 주얼리처럼 더없이 밝고 찬란했다.

 

 

만나서 반갑다. 우선 <마리끌레르> 코리아 독자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그라프(GRAFF)는 1960년대에 영국에서 설립된 하이 주얼리 브랜드다. 그라프는 가족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창립자 로런스 그라프는 여전히 회장을 역임하고 있고, 그의 아들 프랑소와 그라프는 글로벌 본사 CEO로 활동하고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보석을 다룬다.

그라프는 남다른 광채의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다. 다른 브랜드의 다이아몬드와 차별성은 무엇인가? 하이 주얼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컬렉션의 탄생 스토리를 기반으로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주얼리와 주얼리의 한 부분을 이루는 스톤이 핵심이 되는 주얼리다. 그라프는 스톤 자체에 집중하는 브랜드라 후자에 속한다. 다른 브랜드와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가족 경영을 지속하는 점이다. 대대로 이어온 전통 방식으로 커팅하고 폴리싱 가공을 한 그라프의 스톤은 독보적 완성도를 갖추고, 그 역사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셈이다. 질 높은 스톤을 이 정도 규모로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는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주얼리 혹은 컬렉션을 꼽는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라프를 떠올리면 다이아몬드의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컬러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물론 그 부분이 우리의 강점이지만, 사실 모든 컬렉션이 마스터피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예를들면 버터플라이 컬렉션처럼 작은 다이아몬드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라프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보적 광채가 담겨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단 하나의 피스로 축약하기는 어렵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쿠션 컷 옐로 다이아몬드 링과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 링.

모든 스톤은 하우스 내 워크숍에서 자체적으로 소싱이 이루어진다.

 

앞으로 새롭게 탄생할 주얼리 라인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나?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이 고가의 하이 주얼리를 이전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대하는 것 같다. 마치 평상시에 패션 액세서리를 착용하듯 즐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이전보다 좀 더 캐주얼하고 실용적인 컬렉션을 준비중이니 기대하기 바란다.

그라프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The Most Fabulous Jewels in the World(세상에서 가장 멋진 보석). 우리 광고에 항상 등장하는 캐치프레이즈다.

판교에 세 번째 살롱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한국의 매력과 더불어 한국 고객을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귀띔해주기 바란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하이 주얼리 분야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나라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의 하이 주얼리 소비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며 새로운 브랜드를 빨리 수용한다. 이미 우리 브랜드 컬렉션 내에서도 제품 선호도가 뚜렷하다. 이 중 반응이 좋은 버터플라이 컬렉션과 보우 컬렉션 등 시그니처 피스에 주력해 그라프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할 계획이다.

일에 쏟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기운은 물론이고 브랜드를 이끌어간다는 사실 자체가 에너지의 원천이며 나를 열정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나는 그라프가 아시아에 막 진출한 시기에 입사했는데, 지금 우리 회사는 3백30여 명의 임직원이 함께하는 큰 규모로 성장했다. 소소한 시작에 비해 비약적 발전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그 덕분에 그라프 가문과 일을 뛰어넘는 각별한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시아에 매장을 더 늘리고 한국에도 공식 오피스를 열 예정이다. 나는 과거를 돌아보기보다는 앞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으로 느껴진다. 환기가 필요할 때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와인을 마신다. 누구나 그러지 않나?(웃음)

브랜드가 어떤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나? 그라프와 같이 하이 주얼리 중에서도 손에 꼽는 정상급 브랜드는 사실상 고객층이 거의 정해져 있다. 그 소수의 선택지에 항상 그라프가 꼽히기 바란다. 나는 그라프의 미래를 굉장히 낙관한다. 하이 주얼리 시장에서 지금보다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그라프는 현재 꽃이 막 피어나는 시기에 있다.

이미 활짝 피지 않았나?(웃음) 아직 부족하다. 당신도 아직 우리 제품을 가지고 있지 않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그라프 주얼리의 진가를 알아보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날이 오면 비로소 은퇴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트라이벌 컬렉션 멀티 셰이프 네크리스. 약 1백15캐럿의 팬시 옐로 다이아몬드는 중심으로 향할수록 볼륨을 더해 풍성한 입체감과 광채를 띤다.

(상단) 약 33캐럿의 스리랑카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조화를 이룬 트라이벌 컬렉션 이어링. (하단) 섬세한 루비 세팅이 돋보이는 프린세스 버터플라이 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