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스테이지에서 셀레베스 박스로 공연하는 모습.

레 네쎄쎄르 데르메스(Les Nécessaires d’Hermès) 컬렉션의 ‘카브리올레’ 체어를 이용했다.

‘야크 앤 다이’ 블랭킷은 움직임에 역동성을 더했다.

댄서들의 날개가 되어준 ‘야크 앤 다이’ 블랭킷.

댄서들과 하나가 된 에키리브르 데르메스(Equilibre d’Hermès) 컬렉션 테이블.

파시폴리아(Passifolia) 테이블웨어는 안무에 위트를 더했다.

 

예술은 규칙을 뒤엎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을 아우른다. 창의력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시도에서 발휘된다.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적 발상을 추구하며 개인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에르메스는 이번에도 이 사실을 아름답게 보여줬다. 지난 4월 3일 에르메스가 기획하고 안무가이자 무대연출가인 필립 드쿠플레(Philippe Decoufle′)가 연출한 아티스틱 퍼포먼스 ‘아름다운 축제(Herme‵ s Parade)’가 서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행사는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독창적 가치인 ‘형태(form), 소재(material), 기능(function)의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한다. 문이 열리자 조도 낮은 조명만이 어둡고 열린 공간을 비추었다. 어둠 속에서 56명의 댄서가 바퀴 달린 커다란 나무 상자를 밀고 나오는 퍼레이드로 춤, 패션쇼, 행위 예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혼합된 공연이 시작되었다. 댄서들이 나무 상자를 밀고 나오는 첫 장면은 마치 이사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다양한 크기의 상자들은 관객에게 무엇이 들어 있을지, 어떤 놀라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짐 속의 물건이 새로운 자리를 찾을 때 느끼는 즐거움 같은 것 말이다. 역동적 퍼포머스의 주인공은 4백여 개의 홈 컬렉션 오브제였다. 이는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샬롯 마커스 펄맨(Charlotte Macaux Perelman)과 알렉시스 파브리(Alexis Fabry)가 기획한 것으로 소파, 의자, 테이블을 포함한 가구, 조명, 담요와 쿠션 등 텍스타일, 섬세한 예술 작품 같은 찻잔과 접시 등의 테이블웨어였다. 오브제는 56명의 댄서와 어우러지며 ‘사물은 정적’이라는 통념을 깨고, 70가지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역동적인 생명을 얻고 공간을 신선한 에너지로 채웠다. 그리고 에르메스의 창조적 디자인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한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관객은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에 어느새 동화되고, 퍼포머들과 함께 공간을 즐기며 더 이상 관객이 아닌 참여자가 되었다. 마지막 퍼포먼스는 관객들과 함께 승마에 뿌리를 둔 에르메스의 기원에서 영감을 받은 포니 댄스(Pony Dance)를 추며 끝이 났다.

에르메스는 완벽을 추구하기에 장인의 기술을 고집하며, 인간 손길의 불완전함에서 오는 자연스러움과 유일무이함을 사랑한다.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안온한 현실에 머물지 않는 에르메스의 정신과 물건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로 뻗어가고자 하는 철학이 이 퍼포먼스에 모두 담겨 있었다.